내맘대로2020. 2. 27. 23:36

 

 

선현의 말씀 중 "개처럼 벌어 정승처럼 써라"는 의미가 현실과 가장 동떨어져 있는 단편적인 예이다.

 

짧은 격언에 담긴 깊은 메타포를 읽어내는 이도 적을뿐더러 실천하는 이는 더욱 적다. 의미를 알지 못하니 당연히 실천하는 이가 적을 수밖에 없다.

 

자라면서 꽤나 많이 들었던 격언이지만, 나조차도 이를 실천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범인들과 같이 정승처럼 버는 것에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었고 버는 것에 대한 도덕성만 강조하는 소위 '씹선비'가 되었다.

 

씹선비들은 개처럼 버는 것을 저급하다고 여기고 정승처럼 버는 것을 위대하게 여긴다. 선현들의 충고와는 다른 선택을 한 댓가로 이겨내지 못할 스트레스는 안고 살아간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많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는데 선현들이 들려주는 많은 것을 무시하기 일쑤이다. 지가 하고 싶은대로 결정하고 안 되는 것은 조상 탓 하기 마련이다.

 

재미있는 일이다. 이미 많은 경험을 통해 통계를 가진 이들이 후세를 위해 남겨둔 유산을 가뿐히 무시했으니 당연한 결과인 것을...

 

돈과 시간을 투자하면서 소위 용하다는 이들을 찾아다니기까지 한다. 정승처럼 버는 것을 벗어나는 순간 새로운 것들이 눈에 들어 올 것은 자명하다.

 

 

반응형
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