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2018. 6. 6. 18:57


다이나믹 환자라고 불리는 BMW에게 부드러운 주행이라는 수식어가 붙여질 수 있는 날이 오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이세타로 위기의 시간을 넘긴 BMW는 자동차 드라이빙에서 재미라는 요소를 찾아냈고 자신들의 정체성으로 대표하며 성장했다.


BMW에게 다이나믹 주행은 대표되는 상징이며 스스로의 가치이다. 독일산 프리미엄이 대세로 접어들면서 점유의 폭을 늘이며 이전보다 수려한 디자인과 첨단 전자장비를 대거 채택하며 경쟁자인 메르세데스를 바짝 추격하던 비머는 새로운 흐름으로 향하고 있다.





BMW 대표작인 3시리즈는 컴팩트 세단을 넘어 5시리즈에 육박하는 사이즈를 가지게 되었고 5시리즈와 7시리즈의 경계는 모호하다. 다이나믹을 주창하던 BMW의 중심은 당연히 3시리즈이지만 흐름이 달라지면서 5시리즈의 위상이 이전보다 커지고 있다.


5시리즈 중심으로 재편되는 이유 중 하나는 달라진 주행 능력이다. BMW는 단단하다 못해 짜증날 정도로 무겁고 흔들림 없는 주행 능력을 보였으나 개발명이 F로 달라지면서 변화를 예고했다. 다이나믹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했던 기조가 달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다운사이징과 터보차저의 조합, 디젤의 약진를 앞세운 BMW는 확실히 달라지고 있었다. 여전히 BMW의 감성을 가지고 있기는 했지만, 변화의 시작이 보이기 시작했으며 비머의 충성도 높은 고객들은 변화되고 있는 기조에 대해 애써 부정했다.


떠도는 풍문처럼 단단하고 직관적인 주행 능력에서 한발자국 부드러움으로 이동한 BMW의 행보를 알아내기는 쉽지 않았다. 새롭게 선보인 5시리즈는 BMW에서 보였던 다이나믹에 대한 치우침을 전혀 느낄 수 없다.





부드럽고 물렁한 느낌까지 전하면서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어준다. 빠르게 변화하는 자동차 시장에서 새로운 변화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비머가 보인 새로운 방향은 아쉬움을 가질 수밖에 없다. 환자에 가깝던 BMW가 점유를 택한 것이다.


충성도 높은 BMW 고객의 확장에 한계를 느낀 새로운 방향은 오랜동안 비머가 가진 짜릿한 주행 능력을 칭송하던 소수에게는 재앙이다. 럭셔리 세단 7시리즈까지 다이나믹을 대입하며 점유보다 정체성에 치우친 선택을 했던 시절에서는 확실히 퇴보이다.





자동차 시장이 수익에 한계를 느끼며 플랫폼을 통일하고 내장재를 간소하게 디자인하면서 군더더기를 덜어내고는 있지만, BMW가 확장을 위해 현실과 타협할 것을 쉽게 예상하지 못했다. 언제까지나 비머는 제자리에서 자신들이 잘하던 것을 고수할 것이라 믿었던 것이다.





BMW가 점유를 확장하기 위해 정체성을 훼손한 것을 생존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이유를 제시하고는 있지만, 위험한 선택일 수 있다. 비머가 새롭게 선택한 영역에는 강력한 경쟁자 메르세데스가 위치하고 있으며 폭스바겐과 일본 브랜드도 있다.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던 BMW가 퇴보를 선택하면서 점유를 늘리려고 한 퇴보는 독이 될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새롭게 선보일 3시리즈가 정체성을 계승할 수 있지만 5시리즈는 다이나믹이라는 수식어를 사용하기 어려운 수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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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