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2018. 5. 16. 07:00


20살의 치기 어린 보스니아의 세르비아계 민족주의자 '가브릴로 프린치프' 가 발사한 두 발의 총성으로 '프란츠 페르디난트' 대공이 사망하면서 최초의 대규모 전쟁 1차대전이 시작되었다. 헝가리 오스트리아와 독일이 벌인 전쟁으로 유럽 인구 1,000만 명이 사라졌다.





지리한 참호전 양상으로 벌어진 1차대전은 수많은 전쟁 부상자와 고아, 미망인을 양산했고 민족주의가 팽배했던 유럽을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었다. 참호에서 전사한 동료 옆에서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전쟁을 하면서 초기에 가졌던 신사도는 실종됐다.





기관총으로 대규모 살상이 이루어졌지만, 양측 지휘관은 워게임을 즐기듯이 병력을 다루었고 인간성이 상실되면서 유럽 대륙이 파국으로 치달았다. 영국은 지리한 참호전을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을 골몰하게 되었고 기관총을 막아설 수 있는 전차를 고안한다.





MarK 시리즈로 불리는 초기 전차는 야지에서 느린 속도를 가지고 있었지만, 기관총과 소총을 막아낼 수 있는 방호력을 가지고 있었다. 참호를 뛰어넘을 수 있는 정도로 개량된 Mark Ⅳ 전차가 등장하면서 독일군은 수세에 몰리기 시작했다.





마크 Ⅳ 전차는 hotchKiss 기관총을 가진 '암놈(Female)' 과 기관총과 6파운드 포를 가진 '수놈(Male)' 로 나뉘었다. 마크시리즈를 노획한 독일은 개량을 통해 "A7V" 라는 전차를 탄생시켰고 영국과 직접적인 교전을 앞두고 있었다. 마크시리즈보다 속도가 빨랐고 주포를 앞쪽에 장착했다.





쐐기 모양을 가진 A7V는 조종석에서 전방을 잘 관찰할 수 있었기에 신속한 공격이 가능했다. 많은 부분이 개량되기는 했지만, 다임러 6기통 직렬 가솔린 엔진의 소음은 내부에 승차한 18명의 병사의 귀를 괴롭혔고 명령을 전달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았다.





1918년 4월 23일, 영국과 프랑스는 전략적 요충지인 아미앵(Amiens) 을 점령하기 위해 15대의 A7V를 대동했고 영국은 Mark Ⅳ 암놈 2대와 숫놈 1대, 휘펫(Whippet) 경전차를 준비했다. 프랑스 마을 빌레 브르토뉴(Villers Bretonneux) 에 마주했다.





전날 저녁 독일 포병은 1,000발이 넘는 포탄과 겨자 가스를 살포했고 영국군은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로 가스에 노출됐다. 유독가스가 서서히 걷히면서 '빌헤름 블리츠(Wilhelm Biltz)' 가 이끄는 A7V 와 프랭크 미첼(Frank Mitchell)' 중위의 숫놈이 마주했다.





미첼 옆에는 Mark Ⅳ 암놈 2대가 같이 했다. 수세에 몰린 것처럼 보이기는 했지만 빌헤름 블리츠는 물러설 생각이 없었고 Mark Ⅳ 를 향해 포를 발사했다. 지그재그로 운전하며 포를 발사하는 미첼의 수놈은 정확하게 타격하지 못하였고 효과적인 공격을 전개하지 못했다.





포탄에 맞은 미첼의 전차는 중심을 잃었고 기관총을 담당한 승무원은 다리를 잃었다. 미첼도 물러날 생각이 없었고 뚫린 장갑 사이로 기관총을 발사하여 블리츠의 "Nixe" 를 무력화했다. 근접한 미첼은 블리츠에게 포탄을 3발 발사했고 블리츠와 8명의 승무원은 전차를 버릴 지경에 이르렀다.





쏟아지는 기관총 세례를 벗어나지 못한 Nixe는 다행히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고 뒤꽁무니를 빼고 달아나가 시작했다. 미첼을 발견한 독일 전투기가 폭탄을 떨어뜨렸지만, 미첼은 지그재그로 움직이면서 다행히 포탄을 피할 수 있었다.


엔진이 멈춘 Mark Ⅳ 를 향해 독일군 보병부대가 공격을 준비했지만 휘펫 7대가 그들을 가로막았다. 기관총을 발사하며 독일군을 막아낸 7대의 휘펫 중에서 4대는 불길에 휩싸였고 3대는 귀환했다. 전차 승무원은 무사히 빠져나왔고 미첼은 시동을 걸어 빌레 브르토뉴로 향했다.





다가온 독일 전차 포탄에 미첼의 Mark Ⅳ 는 궤도가 타격되었고 제자리를 벗어날 수 없었다. 미첼과 승무원은 전투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 가까운 영국군 부대를 찾아갔다. 블리츠의 Nixe는 여전히 기동이 가능했지만, 최초의 전차전은 영국의 애매한 승리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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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