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내에서 강국으로 불리는 프랑스, 영국, 독일은 역사적으로 대립 관계를 지속하였고 서로를 견제하면서 공생했습니다. 2차대전 이후로 폐허가 된 독일이 급성장하는 기적을 보이는 동안 프랑스와 영국에 대한 관심이 적었지만 두 나라도 경제적 어려움에 처했습니다.
대규모 전쟁을 두 번이나 치른 세 나라는 이후 유럽을 하나로 묶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면서 다양한 무기개발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4세대 전투기인 유로파이터 타이푼에 참가한 3국은 초기 의도와는 다른 선택을 한 프랑스를 제외하게 되었습니다.
프랑스는 원거리 이동을 위해 항공모함을 운용할 계획을 세웠고 함재기로 운용할 수 있는 4.5세대 전투기를 원했습니다. 독자 노선을 택한 프랑스는 '다쏘 라팔' 을 개발하였고 영국과 독일은 이탈리아, 스페인과 합자하여 '유로파이터 타이푼' 을 개발했습니다.
4.5세대 전투기 이상을 요구하고 있는 프랑스, 영국, 독일은 냉전 시절 적대 관계에 있던 러시아와의 새로운 대립을 의식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달리 영토는 조심스럽게 넘나드는 스텔스 전투기에 회의적이던 유럽 국가들이 스텔스에 눈을 돌리게 된 계기입니다.
러시아는 5세대 스텔스 전투기를 실전 배치하지는 못했지만, 완성 단계에 이르고 있으며 전통적으로 운용하던 대공 방어미사일을 수출하기 시작했습니다. 러시아판 사드로 불리는 'S-400 트리움프(Triumf)' 는 중국, 인도, 터키에 수출되었고 시리아에도 배치된 것으로도 알려졌습니다.
대공 방어 능력이 상승하면서 상대적으로 RCS(Radar Cross Section, 레이더 반사면적) 가 큰 4.5세대 전투기를 넘어서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 것입니다. '엠마누엘 마크롱'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차세대 전투기 사업과 경제 협력에 대해 환영한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프랑스와 독일은 르클레르와 레오파르트2 를 대체할 4세대 전차 레오파르트3 에 대해 공동 개발 방침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FCAS(Future Combat Air System, 차세대 전투기 체계) 로 명명된 개발 사업을 제안한 두 정상은 에어버스와 다쏘가 FCAS의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영국 BAe 시스템이 합류하지 않은 것에 대해 이전부터 독자 노선을 주장했던 Brexit의 영향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유럽 내 무기 개발과 전략적인 구상에 적극 협력했던 영국은 록히드 마틴 F-35 개발 사업에 깊숙히 관여하고 있으며 수직이착륙에 대한 기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영국이 보유하고 있는 파나비아 토네이도 전폭기는 중동전에서 문제점을 노출시키면서 차세대 공격기를 요구했습니다. 강습상륙함에 함재했던 VTOL(Vertical Take Off and Landing, 수직이착륙) AV-8 해리어가 노후되면서 발빠르게 차세대를 준비했습니다.
영국은 FCAS 개발이 뒤늦게 진행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FCAS는 스텔스 기능을 기본으로 AESA(Activ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 능동형 전자주사식 위상배열) 레이더, 발전된 컴퓨터 시스템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입니다.
유인 또는 무인 스텔스 항공기가 될 수 있으며 F-35 라이트닝Ⅱ 와 같이 지상 근접지원과 정찰 임무까지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독일 루프트바페(Luftwaffe)는 한때 최고의 공군력을 자랑하던 시절을 다시 회복하는 계기로 삼고 있습니다.
미국과 사이가 소원해지면서 EU는 독자적인 의지를 표명하고 있으며 미국에서 개발된 F-35에 대한 도입에 회의적인 시선이 있습니다. 프랑스와 독일이 개발하는 FCAS가 성공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EU 회원국은 F-35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대당 1억 달러(1,000억 원) 에 달하는 F-35 라이트닝Ⅱ 를 구매하는 것보다 새로운 스텔스를 개발하는 것이 산술적으로도 유리한 측면이 있습니다. 유럽에서 합자로 개발된 항공기 사업의 주축이 된 프랑스와 독일은 이전의 실패를 넘어설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