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2018. 4. 30. 14:11


국산 브랜드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은 세계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성장했으나 내수 시장에서 대단히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반감이 급격하게 커진 것에는 오해의 소지도 있지만, 현대의 소극적인 대처가 큰 몫을 차지했습니다.






자회사인 기아자동차와 함께 내수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불성실한 태도로 국민적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잘 파는 것에만 치중한 나머지 제조사로서 지켜야 할 기본기를 놓치는 모습을 보였고 높아진 소비자의 눈높이를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혁신이라는 단어를 곳곳에 사용하기는 하지만 진부하고 보수적인 결정자들이 여전한 가운데 어울리지 않는 목표 설정입니다. 현대자동차 스스로가 만든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급격하게 점유를 가져가는 외국 브랜드의 성장세에 밀려나고 있습니다.





자동차를 잘 만드는 것에 우선 노력을 기울이는 외국산 브랜드는 높은 완성도로 비교 우위에 섰고 현대는 가성비라는 초라한 수식어를 사용하면서 가치를 높이지 못했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자동차 시장의 흐름을 쫓아가기 바쁘다는 이유를 종종 내세우기도 했습니다.





물렁하고 춤을 추는 주행감은 단단하고 날카로운 유수의 브랜드에 의해 비교되기 시작했고 위기를 느낀 현대는 외부 인사를 영입하기 시작했습니다. 디자인을 위해 피터 슈라이어를 현대 품에 안았고 루크 동커볼케와 맨프레드 피츠제럴드까지 영입했습니다.





디자인과 잘 파는 것에 인력을 보충한 현대는 BMW에서 'M 디비전' 에 상당한 영향력을 가졌던 알버트 비어만을 영입하면서 본격적으로 주행감에 대한 변화를 예고했습니다. 'M 디비전이' 나 'AMG' 와 같은 고성능 모델을 선보이겠다고 선언했고 'N 디비전' 으로 명명했습니다.


독일 브랜드와 경쟁하겠다고 나서면서 BMW 아류 같은 명칭을 부여한 것에 대해 비웃음을 사기는 했지만, 현대자동차의 새로운 모델은 주행감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변화를 보이고 있습니다. 현대에게서 코너웍을 언급하는 날이 도래한 것입니다.





N 디비전을 들고 나왔을 때 보냈던 비웃음은 아반떼 스포츠와 함께 조금씩 사라졌고 벨로스터 신형과 4세대 싼타페에서 기조를 달리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코너 접지에 대한 노하우와 조율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주행감을 선보이면서 놀라움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언더스티어와 허둥거림이 난무하던 이전의 불쾌할 수준을 보였던 롤링은 요잉이라는 변화된 방식으로 대처하고 있으며 무게 밸런스를 위해 전륜 댐퍼 스트록을 늘였습니다. 드라이빙에 재미라는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는 개념조차 이해하지 못하던 현대에게 체감할 만한 변화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현대가 보이는 새로운 주행감에는 오랜 시간 유수 브랜드에서 노하우를 쌓은 알버트 비어만의 영입이 빛을 발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반 이하의 가격을 책정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에게 주행 재미까지 포함된다면 꿈꾸던 혁신을 이룰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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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