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2018. 4. 21. 14:32


한국 시장에서 최고의 가치를 가진 삼성이라는 브랜드를 뒤에 업은 르노는 20%의 지분을 넘겨주었고 영업 이익의 일부를 로열티로 덜어내면서도 불만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로열티 자체가 커다란 수치는 아니었지만 순수하게 이익을 가져가지 못한다는 것은 유쾌한 일은 아닙니다.


한국 내에서 최고의 위치라고 할 수 있는 삼성의 가치를 높게 책정한 결정이었으며 SM시리즈로 유명세를 가지고 있던 후광에 대한 값이었습니다. 유럽에서 디젤 기반의 소형 해치백을 생산하는 르노의 모델은 한국 시장에서 점유를 누릴 여건이 아닙니다.





중형 모델을 생산하는 얼라이언스 닛산자동차의 모델을 수입해야 하는 형편이었지만 닛산은 한국 시장에 직접 런칭을 했고 르노삼성의 위치가 애매해졌습니다. 구형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르노의 것들을 들여오기는 했지만, 점유를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에 대한 반감이 심각한 수준이거나 유니크 감성을 추구하는 유저가 아니라면 르노삼성을 소유하고 싶은 의지는 적습니다. 폭스바겐 디젤게이트로 화두가 되기 전에 르노삼성으로 자리를 옮긴 박동훈 사장단은 폭스바겐이 성공했던 전철을 르노삼성에 대입했습니다.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시선을 끌었고 유럽에서 탈리스만으로 출시한 중형 모델을 SM6라는 참신한 이름으로 내놓으면서 파란을 예고했습니다. 사골이라고 불릴 정도로 노후한 모델만 생산하던 르노삼성에 새로운 바람이 불어닥치면서 지각 변동을 예고했습니다.


SM6는 유럽에서 판매되는 가격보다 후한 가격을 책정하면서 우위를 점했고 오랜 시간 독과점에 가까운 점유를 누린 현대 쏘나타를 제압할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했습니다. 여론은 SM6에 주목했고 르노삼성이 득세하는 흐름으로 접어들었습니다.





뒤이어 흐름을 이어받은 QM6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질대로 높아졌지만, 르노는 이전에 보였던 글로벌 기업의 욕심을 다시 드러냈습니다. SM6에서 책정했던 현실적인 가격을 만회하려는 듯이 QM6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고 들끓던 시장은 잠잠해졌습니다.


현대자동차가 물량공세를 들고 나오면서 인기몰이를 한 덕도 있었지만, QM6 자체가 가지고 있는 모자란 능력과 높은 몸값이 회자되면서 지난 시간으로 회귀한 것입니다. QM6의 실패로 박동훈 사장은 르노삼성을 떠났고 르노는 한국 시장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후속 모델로 거론된 메간을 수입하지 않았으며 노후한 SM3를 새롭게 출시하지도 않았습니다. SM5 가격을 낮추면서 새로운 기회라고 마케팅을 벌이는 르노삼성의 모습은 한 달에도 몇 차례 신차와 페이스리프트를 쏟아내는 현대와는 상반된 모습입니다.


유럽 내에서 점유를 누리면서 높은 가격을 책정하고 있는 르노로서는 낮은 가격을 책정하면서 북미와 중국 시장에 비해 1/10밖에 되지 않은 시장에 노력할 필요는 없습니다. SM6가 점유를 누렸다고는 하지만 유럽보다 낮은 가격을 책정하면서 르노로서는 이익을 챙기지 못했습니다.





한국 시장만을 위해 새로운 모델을 투자하기에는 비용 대비 수익이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은 것입니다. 무너져가는 한국GM이 있어 상대적으로 부각이 덜 되기는 했지만, 르노삼성도 몰락의 과정을 겪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기업인 르노는 미씨비시를 인수하면서 덩치를 불렸고 닛산과의 협력 관계로 북미 시장까지 점유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트위지와 같이 추가 비용이 없는 모델을 선호할 수밖에 없습니다. 겉으로 드러내고 있지는 않지만 르노는 한국 시장에 관심이 없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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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