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를 전장에 사용한다는 것을 상상하지 못하던 시대에는 정찰이나 수송용으로 운용을 제한했습니다. 대규모 폭격에 대한 필요가 생겨나면서 전술적으로 항공기를 운용하게 되었고 제공권을 우선 장악하기 위해 전투기를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전투기 발전은 눈부셨고 근접전을 벌이던 공중전에서 벗어나기 위해 미사일이 개발되었으며 원거리 공중전으로 흐름이 달라졌습니다. 5세대 전투기에 이르러서는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는 스텔스 기술이 접목되었고 AESA(Activ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 능동형 전자주사식 위상배열) 레이더에 이르렀습니다.
역추적 되지 않는 AESA까지 등장하면서 공중전에서 가시거리 내에서 목표를 타격하는 상황은 전무할 정도로 줄어들었습니다. 1m 정도의 작은 물체까지 식별하는 수준에 이르면서 근접전 자체의 의미가 퇴색하였고 레이더 전투라고 할 수 있는 정도로 의존도가 높아졌습니다.
첨단 전자장비들이 대거 채택된 전투기는 조종사 혼자서도 모든 상황을 파악하고 제어할 수 있어 최신예로 구분되는 전투기는 대부분 단좌형입니다. 최첨단을 달리고 있는 전투기이지만 캐노피에 여전히 이전처럼 후방을 확인할 수 있는 거울이 장착된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최첨단 전투기이기는 하지만 콕핏 안에서 조종사 혼자 후방 기체 상태를 확인하는 일은 쉬운 것이 아닙니다. 대부분 장비가 게이지를 통해 전달받을 수 있지만, 계기를 통해 전달되지 않는 이상을 급하게 확인하기 위한 필요는 존재합니다.
최신예로 구분된 전투기가 대부분 컴퓨터와 전자 제어 일색이라는 것을 대응해서 개발된 전자기전 전투기는 전자 제어를 일순간 무력화시킬 수 있으며 레이더까지도 교란할 수 있습니다.
최강 전투기로 불리는 F-22 랩터가 EA-18G 그라울러와 벌인 모의전에서 격추된 사례가 있습니다. 그라울러가 실전과 같이 무기를 장착한 것은 아니지만 그라울러 조종사는 킬마크를 붙일 정도로 최고 수준의 전투기 F-22 랩터에게는 굴욕이었습니다.
전자기전을 펼칠 수 있는 전투기는 미국뿐 아니라 대부분 국가에서 개발되고 있어 근접거리 이전에 전자기전으로 무력화한다면 발전된 레이더는 무용지물이 될 수 있습니다. 레이더 존재가 무력화된다면 이전과 같이 근접전을 펼쳐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습니다.
단좌형에 원거리 타격에만 집중하던 조종사가 근접전에 들어서 후방까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내부에서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진 재래식 방식이 유용할 수도 있습니다. 전장에서는 훈련한 대로만 상황이 이루지지 않는다는 것을 상기하면 유용한 측면이 있습니다.
원거리 공중전이 보편화되어 있어 근접전에 대한 우려는 그다지 커다란 부분을 차지하지 않는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지만 전장에서의 불확실성을 상기하면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미사일과 미사일이 난무하는 현대 공중전에서의 의미는 이전과 달라지기는 했습니다.
수많은 전장에서 제공권을 제압하는 것이 전장의 우위를 가지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대부분 국가가 알고 있는 상황에서 첨단화는 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래를 그리는 공상과학 영화에서처럼 재래식이라 불리는 방식이 가장 오랜 기간 살아남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