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2018. 4. 13. 13:55


중형 시장의 독보적인 존재감을 가지고 있던 현대 쏘나타에 대한 반감이 극에 달하면서 새로운 중형 세단의 요구가 높아졌습니다. 내수 시장의 척도로 알려진 중형 시장을 우선 섭렵하는 것이 최우선이었던 후발 주자 르노삼성과 GM는 파격을 감행합니다.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출시하는 가격과 동일한 수준을 책정하며 출시 전부터 가망 고객의 입소문을 타더니 사전예약에서 폭발적인 점유를 기록하게 됩니다. 쏘나타 천하는 내리막을 걸었고 새로운 중형 모델의 득세를 예상할 수 있었습니다.


점유를 누리는 만큼 반감을 가지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에 대한 비난의 화살이 날로 거세지는 상황에서 출시된 중형 세단은 최고의 대접을 받았습니다. 일부 유저들은 르노삼성과 GM이 현대를 누르고 내수 시장의 최고 자리를 차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반감에 대한 완곡한 표현이기는 했지만 오랜 시간 선택의 폭을 넓히지 못했던 불만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면서 야기된 과민이었습니다. 르노는 중형 모델에 대한 노하우가 적었고 GM은 한국 시장에 많은 공을 들이는 것에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았습니다.


한 번의 기획으로 끝날 것이라는 예상에는 엄청난 포화가 쏟아졌고 현대를 옹호하는 의견에는 도 넘은 질타를 퍼부었습니다. SM6가 디자인에서 앞섰고 말리부는 수려한 외모에 거주편의성이라는 명제를 제대로 충족시키면서 좋은 점유를 누릴 수 있는 조건이었습니다.





상대적으로 신선한 SM6와 말리부가 시장에서 호응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가격을 조정하는 데는 이유가 있으며 디자인만으로 자동차를 결정할 수는 없습니다. 부족한 면모가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두 모델은 작은 논란에 휩싸였고 1년이 넘어서면서 하락을 경험했습니다.


물량 공세를 앞세운 현대의 반격이 주요하기는 했지만 '구관이 명관" 이라는 인식이 생겨났고 뒷전으로 밀려나며 단종을 예고했던 K5까지 회복세를 보였습니다. GM은 오랫동안 제기되었던 철수설이 현실이 되면서 폭락을 경험했고 후속 주자가 없는 SM6도 동력을 잃었습니다.





1,000대를 넘지 못하고 있는 말리부에 비해 2,000대를 훌쩍 넘기고 있는 SM6가 우세한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을 뒤엎을 것 같았던 기세는 확실히 꺾인 모습입니다. '가솔린 모델 최대 판매' 라는 지엽적인 수식어까지도 무색한 수준에 이르고 있습니다.


자동차 제조사는 이익을 우선하는 것이 당연하고 연식을 넘기면서 새로운 가격을 책정할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현실적인 가격을 지속적으로 제시하기만 하면 제조사는 이익을 발생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를 것이고 기업을 존속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를 것입니다.





최고의 자리를 꿈꾸며 중형 시장의 지각 변동을 기대한 것은 르노삼성이나 GM이 아닌 가망 고객이었을 것입니다. 쏘나타의 오랜 지배가 지겨웠고 새로운 모델을 소유하고 싶은 욕구가 만들어낸 기대였지만 현실과의 괴리를 뛰어넘지 못했습니다.


북미와 중국에 비해 1/10밖에 되지 않는 작은 시장을 위해 대단히 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는 자체가 이룰 수 없는 기대일 것입니다. 한국 시장의 소비자는 꽤나 높은 눈높이를 가진 수준 높은 것을 대놓고 자랑하지만 글로벌 기업에서는 커다란 관심을 표명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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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