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2018. 4. 9. 14:01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를 급하게 런칭한 현대자동차는 현대가 가진 보급형 브랜드라는 틀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편으로 제네시스로 태어났을 때부터 계획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제네시스 자체가 탄생을 의미하고 있어 의도가 분명하다는 것은 설득력을 갖습니다.





북미 시장에서 저렴하고 쓸만한 자동차 브랜드로 점유를 넓힌 것에 대한 반성이 있었고 새로운 점유에 눈을 뜨면서 고급화 전략을 펼쳤던 일본 브랜드를 뒤따른 결정입니다. 도요타 렉서스와 닛산 인피니티, 혼다 아큐라의 아류라는 오명을 예고한 결정입니다.


고급화 전략의 일환을 조심스럽게 준비하던 현대가 급격하게 런칭을 시도했고 제네시스 브랜드로 북미에서의 성공을 꿈꾸었습니다. 출시부터 가격 대비 고급화를 갖춘 브랜드라는 인식이 넓어졌다는 청신호에 급하게 화답하면서 불완전한 출발을 결정했습니다.





기대와는 다르게 제네시스에 대한 고급화 전략은 많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이전보다 낮은 점유를 기록하면서 주춤하는 모습까지 보였습니다. G80보다 한 체급 위의 G90과 한 체급 아래에 위치한 스포츠 세단 G70을 연이어 출시했지만, 변화의 폭은 적었습니다.


갑작스런 런칭으로 보급형 플래그쉽의 빈자리를 졸작인 아슬란이 메우게 되었고 단종이라는 결정에 이르렀습니다. 폭스바겐 디젤게이트로 어수선한 틈을 이용해 나름대로 발 빠르게 움직인 현대의 전략은 실패를 맛보면서 답보 상태에 갇혔습니다.





정성을 쏟은 북미보다 점유가 늘어난 내수 시장에서 오히려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잃었던 점유를 대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규모 물량 공세로 이전의 점유를 회복하면서 얻은 자신감을 2018년까지 이어가며 다시 한번 물량 공세를 예고했습니다.


경쟁 상대가 전무할 정도의 수준인 내수 시장에서 점유를 얻으면서 제네시스의 고급화 전략 대부분이 이전되고 있습니다. 헥사고날을 거쳐 캐스캐이딩으로 변모했다고 하지만 제네시스에 채용된 크레스트 그릴과 차이는 이름만 다를 뿐 크지 않습니다.





고급화를 위해 대거 접목한 첨단 전자장비까지 보급형에 접목되면서 차별점을 갖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제네시스를 한 수 위의 브랜드로 승격시키면서 새로운 점유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은 오히려 독일산 브랜드로 옮겨갔고 제네시스의 정체성도 모호해졌습니다.


제네시스와 현대의 보급형 모델이 뒤섞이면서 고급화를 강력하게 주창하던 동력이 급격하게 사라졌습니다. G80을 가운데 두고 G90과 G70의 라인업을 세우는 정도까지 도달했지만, 제네시스가 독립적인 위치를 확보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많은 마케팅 비용을 소모하면서까지 제네시스를 분리하여 차별화 정책을 쓸 필요까지 있었지에 대한 의문이 남습니다. 크레스트와 캐스캐이딩은 완전히 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있으며 디테일에서 확실하게 다른 요소가 있다는 주장을 인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고급화 전략 자체로만 제네시스를 평가하면 실패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진정한 고급화를 위해서는 그동안 제네시스가 누렸던 점유에 대한 과도한 욕심을 버리는 것이 필요하겠지만 보수적이고 진부하며 고집스러운 결정자들이 스스로의 생각을 환기할지는 미지수입니다.



반응형
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