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2017. 12. 18. 06:00


후륜구동 차량이 겨울철 눈과 상극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정설입니다. 엔진이 전면에 위치하고 구동축이 뒷쪽에 있는 구조 덕분에 전륜구동과는 달리 접지력이 떨어지게 되고 미끄러운 노면에서 제대로 된 능력을 발휘할 수 없게 됩니다.


상대적으로 접지력이 좋은 전륜구동과 사륜구동은 눈길에서 미끄러지지 않으면서 주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처음 후륜구동 차량을 접한 것은 대우자동차 시절 생산되던 프린스였고 우려와는 다르게 커다란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폭설이 내리던 날에도 집으로 향하던 꽤나 긴 언덕에서 미끄러지지 않고 넘어갈 수 있었으며 겨울철에도 스노우타이어 없이 대부분 도로를 주행했습니다. 눈내리던 어느날 대관령을 오르기도 했으며 체인 없이 내리막을 갈 수 없다고 경고하는 덕분에 체인을 구매하기도 했습니다.


한동안 전륜구동을 타고 다니다가 다시 후륜을 접할 때 즈음에는 도로 사정이 너무도 달라졌습니다. 눈이 내리는 동시에 제설작업이 순식간에 진행되기 때문에 도로에서 미끄러움을 느낄 새가 없어졌습니다. 도로 환경이 확실히 개선되었지만 후륜구동 차량은 눈길 운행에 여전히 딜레마입니다. (자신 없으면 안 하는 게 답이다...)





전면에 하중이 몰려있는 전륜구동이 눈길에서 더 좋은 주행 능력을 갖을 수는 있지만 약간의 테크닉만 알고 있다면 후륜구동으로 주행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후륜구동이 눈길에 취약하다고 토로하던 이들의 운전 방식을 본 후 그들이 왜그리 어려움을 겪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후륜구동은 전륜구동과 달리 미끄러짐이 일어나면 뒷쪽이 쏠리기 때문에 심리적인 불안감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미끄러짐과 동시에 조향이 가능한 전륜에 비해 안정감이 적다고 할 수도 있지만 익숙하지 않아 불안한 것이 정확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후륜구동 일색인 독일 브랜드나 눈이 많이 내리기로 소문난 스웨덴 브랜드도 기본적으로 후륜구동으로 생산되고 있습니다. 사계절 타이어와 후륜구동에 대한 세심한 악셀링이 준비된다면 눈길에서도 어려움을 겪지 않으면서 운행이 가능할 것입니다.


미끄러진다고 악셀을 깊게 누르면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뒷쪽이 미끄러지며 한쪽으로 쏠리게 되고 멈추는 순간 다시 앞으로 나갈 수 없게 됩니다. 꾸준하게 일정한 깊이로 악셀링을 가져가야 하며 때로는 미끄러짐을 느끼지 않도록 미리 속도를 올려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눈길에는 VDC가 방해가 되기도 한다...)





얼어버린 노면에서는 전륜구동이나 사륜구동, 후륜구동 모두가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습니다. 후륜구동 차량이 미끄러움 때문에 운행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는 하지만 눈길에서 미끄러움이 없다고 자신하는 사륜구동 오너가 큰 사고를 유발하는 것을 꽤나 경험했습니다.


눈길에서는 잘 달려나가는 것보다는 잘 서는 것이 중요한데 사륜구동이라고 해서 서는 것에 더 유리한 것이 아님을 간과한 것입니다. 미끄러움 때문에 조심하는 후륜구동이 오히려 커다란 사고에 처할 위험이 적다는 것을 상기하면 장점으로 승화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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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