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2017. 11. 11. 17:39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를 상대로 2골을 넣으며 오랜만에 얻은 승리는 축구팬들의 오랜 목마름을 달래 줄 단비와도 같은 소식이었습니다. 월드컵 본선 진출조차 반갑지 않은 상황이 된 한국 축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 높았고 선수들의 어깨는 쳐졌습니다.





2002년 맛보았던 영광의 시간이 서서히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의 표현으로는 과한 수준이었습니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신태용 감독을 차지하고서라도 주장인 기성용과 공격수 손흥민에게 쏟아지는 비난의 정도는 혀를 내두르게 할 정도였습니다.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는 반증이라고 하기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의 평가들이 넘쳐났습니다. 우리나라 축구선수들의 가장 큰 꿈은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국제 경기에 나서는 것이며 이를 이룬 것에 대한 자부는 상상 이상입니다.





국가대표가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님을 알고는 있지만 그들이 흘리는 땀의 양과 깊이를 대중들이 정확히 알기는 어렵습니다. 국가대표가 되어 경기에 나서 패스와 골을 얻어 "대한민국...!!" 이라는 이름을 세계인의 머리에 상기시키고 싶은 열망이 가장 큰 것도 국가대표 선수입니다.


오랜 침묵속에 침체되었던 국가대표와 새로 부임한 감독 신태용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는 마치 나라를 팔아먹은 매국노의 수준이었습니다. 주장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기성용과 골침묵이 길어진 손흥민의 호도는 날이 새도 모자랄 정도였습니다.





2002년 4강 신화를 이루었던 거스 히딩크 감독의 재소환까지 나돌면서 축구협회와 국가대표는 "천하의 죽일...!!" 로 전락했습니다. 콜롬비아전 이후로 완벽하게 뒤바뀐 대중들의 반응은 실소를 내뱉게 하였고 국가대표의 고충을 어렴풋이 알게 되었습니다.


쉽게 달아오르고 빠르게 식는 '냄비 근성' 이 날로 더해지는 대중들의 신경질적인 기복이 국가대표 선수들의 부진보다 심각한 수준입니다. 한 경기로 전체를 평가하고 지협적인 오류를 지적하는 대중들의 전문가스러운 비판은 한국 축구 발전에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라운드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축구 경기를 뛰어 본이라면 던질 수 없는 비난의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초도 안되는 시간에 이루어지는 반응을 두고 벌이는 지루한 설전의 근거가 전무하다는 것에 탄복하며 세치 혀의 무서움을 느낍니다.


선수들의 기량이나 스쿼드의 부족이 아닌 참고 기다려주는 미덕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치뤄지는 경기마다 전문가(?) 빰치는 평가를 늘어놓는 것보다는 조용하게 응원을 보내며 그들의 선전을 기원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때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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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