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2017. 11. 11. 07:00


미사일 방어무기 'THAAD(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종말고고도지역방어)' 배치에 대한 중국과의 긴장이 조금은 풀어지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사드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한 북한 김정은의 이어지는 도발도 어느 정도 진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북한은 자신들이 이미 성공한 ICBM(Inter Continental Ballistic Missile, 대류간 탄도미사일) 개발을 완성하는 데 박차를 가하겠다는 다소 아이러니 워딩을 남기면서 동북아시아에서 벌였던 긴장 상태를 코미디로 몰아갔습니다. (성공한 ICBM을 완성하겠다니...)



<중국 지대공 미사일 러시아제 S-300>



사드 배치로 팽팽한 긴장 상태를 지속하면서 중국은 내정 간섭이라는 반감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과민하게 반응했습니다. 중국은 이미 한반도와 일본까지 들여다 볼 수 있는 레이더와 대공망을 완비하였고 동북아시아를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우월한 군사력을 가진 중국이 사드 배치에 과민하게 반응한 이유는 암묵적으로 미국과 맺어진 질서의 붕괴라는 위협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미국이 맨하탄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핵무기 개발에 성공하면서 소련과의 힘의 경쟁이 시작되었고 냉전 시절 정점을 찍었습니다.





미국과 소련은 서로의 핵무기로 한 번에 완벽하게 제압하는 것이 '억제 능력' 이라고 생각했고 서로의 구상대로 엄청난 핵탄두를 보유하게 됩니다. 핵탄두의 숫자로 우위를 가르던 미국과 소련은 7000기가 넘는 핵탄두를 보유하게 되었고 스스로 자각의 시간을 갖게 됩니다.


과도해진 탄두의 보유량에 불필요를 깨달은 미국과 소련은 START(Strategic Arms Reduction Treaty, 전략무기감축조약)을 맺게 됩니다. 2010년 프라하에서 시한이 마감된 스타트에 이어 New START협정을 맺으며 핵개발에 대한 긴장을 완화했습니다.





뒤늦게 핵개발에 참여한 중국은 미국과 소련의 방식을 따르지 않았고 독자적인 억제 방식을 구축했습니다. UN 안전보장상임이사국인 동시에 새로운 경쟁관계로 나선 중국은 '최소 억지' 와 '선제 핵공격 포기' 라는 안보체제의 중요한 원칙을 마련하게 됩니다.


고전적인 억지 전략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중국이 보유한 핵탄두는 300기 정도입니다. 미국과 러시아가 보유한 탄두수에 비하면 현저하게 적은 숫자이지만 미국과의 '상호 억지력' 은 절대적인 균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미국 본토를 직접 타격하는 대신에 택한 중국의 억지정책은 '주한 미군' 과 '주일 미군' 입니다.


동북아시아에 파견된 미군과의 근접 거리에 위치한 중국의 억지정책은 '최소 억지' 가 작동하는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북아시아에 파병된 미군들은 미국 정부의 입장에서는 볼모로 내어 준 것이며 미국 내 여론을 들끓게 할 수 있는 위험을 부담한 것입니다.





여론의 부담을 가진 '주한 미군' 과 ' 주일 미군' 을 중국이 억지의 축으로 삼았고 본토 타격을 벗어난 미국도 암묵적인 동의를 한 것입니다. 미국이 사드를 배치할 때 '주한 미군 보호' 라는 명분을 내세운 것도 이러한 배경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사드 배치는 단순한 대공 방어체계나 미국이 구축하고 있는 MD(Missile Defense system)의 일환이라는 표면적 관측보다는 미국과 중국간에 맺어진 암묵적인 질서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동안 유지되던 미국과 중국의 최소 억지를 깨어버리는 질서 파괴입니다.





"무력을 행사하면 서로에게 손해가 된다..." 는 억지력에서 미국이 벗어나면서 중국이 위기감을 표명한 것이며 그 중심에 한국있음을 지적한 것이기도 합니다. 균형의 추를 가지고 있는 한국은 미국과 중국의 억지력의 중심에 선 중요한 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상호 억지의 균형의 추가 사드에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벌이는 사드에 대한 지협적인 효용성 논란은 의미가 없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그동안 서로간에 질서를 유지하던 암묵적인 계약 위반으로 헤게모니 추가 흔들린 것이 쟁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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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