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병이 휴대하는 개인화기 주무장인 돌격소총과 부무장이 발전하면서 높은 대인저지력과 신뢰성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돌격소총의 기본 개념인 노리쇠 가스압 장전 방식이 고수되고 있지만 프리미엄 소총들이 개량되면서 높은 내구성과 명중률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보병이나 경보병에서는 볼 수 없는 산탄총인 샷건은 특수전부대나 특수부대에서 종종 운용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샷건은 하나의 게이지에 여러 발의 총탄이 있는 탄을 사용하기 때문에 돌격소총이 따라 올 수 없는 대인저지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근접전이 주로 이루어지는 특수부대에서 필요한 부분이며 대테러 임무를 수행하는 대테러부대의 도어브리칭(통로 개척)에 적합한 총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EOD(Explosive Ordnance Disposal, 폭발물 처리반)와 동일한 수준의 위험을 가지고 있는 도어브리처에게 필요한 장비입니다.
도어브리처의 위험성을 줄여주기 위한 방편이었던 샷건은 자동화를 요구하게 되었고 맥스웰 에치슨은 탄창형 자동 삿건을 개발하게 됩니다. 무거운 무게가 운용의 어려움으로 대두되면서 실전에서 사용 빈도가 줄어들었고 역사의 뒤안길로 접어들었습니다.
이를 안타깝게 생각한 미국 총기회사 길버트 이큅먼트는 사장된 자동 샷건을 다시 한 번 살려보려는 시도를 했고 한국 방산회사 대우정밀과 손을 잡고 라이센스 생산에 들어가게 됩니다.
"USAS-12(Universal Sports Automatic Shotgun-12 gauge)" 라는 다소 길고 애매모호한 이름으로 자동 산탄소총은 세상의 빛을 보게 됩니다.
대우정밀(현 S&T 모티브)이 개발하고 생산한 자동 산탄소총은 M16을 라이센스 생산한 경험을 살려 돌격소총의 것들 대거 접목했으며 뛰어난 화력으로 평가되었습니다. 마초적인 감성을 지닌 USAS-12는 아시아 지역의 군대와 경찰에 일부 공급되면서 대박을 예고했습니다.
10발짜리 탄창과 드럼탄창까지 사용할 수 있으며 재장전에 필요한 시간도 상당히 단축되었습니다.
대부분의 모양새가 서방 돌격소총 M16과 닮아있어 친근한데다가 운반손잡이에 도트사이트와 레일 어댑터를 올려 광학장비를 사용할 수 있는 여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경기관총에 근접한 엄청난 무게를 갖게 된다...)
USAS-12라는 다소 기나긴 이름을 사용하게 된 것은 북미 민수시장에 진출하여 점유를 높이기 위한 방편이었으나...
총기를 관리하고 단속하는 ATF(Bureau of alcohol, Tobacco, firearms and Explosives, 미 화기단속국)에서 민수용 스포츠용이라고 붙이 이름과는 다르게 너무 강력한 화력을 가졌다고 판단하여 'Destructive Device(파괴 장비)' 로 분류 판정하게 됩니다.
대우정밀에서 개발하고 생산하여 군에서 성공한 K시리즈 소총에 대한 영광을 다시 한 번 누리려는 기대감이 증폭되습니다. 간단한 구조와 정밀한 내구성으로 분해조립이 쉽고 오른손과 왼손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모듈화된 범용성을 가지고 있기도 했습니다.
한국군이나 미군에서는 강력한 대인저지력에 비해 엄청난 무게와 운용에 어려움을 호소하며 제식화하기를 꺼리면서 최초의 자동 산탄소총 "AA-12" 의 전철을 밟게 됩니다. 강력한 화력으로 민수용으로 사용이 어렵다는 판정과 함께 어느 곳에서도 환영 받지 못하는 총기로 남게 됩니다.
산탄기관총이라는 소문이 나돌면서 장갑탄을 사용하면 IFV(Infantry Fighting Vehicle, 보병 전투 차량) 장갑 정도를 가볍게 관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뜬소문이 나돌기도 했습니다. 견고한 기본 구조를 가지고 있어 강력한 화력에서도 탄이 걸리는 법은 없으나 보병이 운용하기에는 과한 측면이 있습니다.
남미 마약조직 카르텔이나 대외적으로 강력한 면모를 과시하고 싶은 일부 군대와 경찰에서 시범용으로 운용하는 모습을 현재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만들어진 국산 무기이지만 대외적으로 비인기 총기인 덕분에 소수에게만 알려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