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2017. 7. 7. 06:00


쌍용자동차가 재정적 위기를 극복하며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는 데는 티볼리의 절대적인 역할이 있었습니다. 컴팩트 SUV시장으로 불리우는 크로스오버를 개척한 것은 GM 쉐보레 트랙스와 르노삼성 QM3였지만 영광의 시간은 오롯이 티볼리의 것이었습니다.






티볼리는 쌍용자동차 점유의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급격하게 달라지고 있는 시장의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는 부담을 한 몸에 안고 있기도 합니다. 여전히 좋은 점유를 누리고 있기는 하지만 그동안 티볼리 고유의 영역을 인정하던 현대자동차그룹의 움직임이 시작됐습니다.





하이브리드 SUV 니로가 포문을 열면서 여전히 티볼리의 선전을 두고 보던 현대자동차그룹은 경쟁자들의 위협적인 도전에 맞불을 놓고 있습니다. 중형시장의 판도가 달라지면서 자구책으로 내놓은 물량공세에 크로스오버시장도 적극적으로 포함된 것입니다.


현대자동차는 코나를 출시하면서 티볼리가 가진 영광의 시간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했으며 자회사 기아자동차 스토닉까지 경쟁에 참여하면서 티볼리시대를 마감하겠다는 각오입니다. 니로가 꾸준하게 점유를 유지하고 있는 것에 만족하지 않겠다는 선언이기도 합니다.





자동차시장은 확장성의 한계를 스스로 체득하였고 고유의 영역을 침범하거나 정체성을 배신하면서까지 경쟁에 참여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정체성 따위의 요소들은 불필요한 가치고 전락했고 점유만을 위한 가치가 최고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시대의 흐름을 뒤따르는 패스트팔로워로서 뛰어난 역량을 발휘하며 성장한 기업으로 여전히 굴레를 충실하게 다르고 있습니다. 창조적인 역할에는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지만 빠르게 앞선 기업을 추격하면서 나름의 이익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현대 스스로 초일류를 꿈꾸면서 여전히 삼류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은 상당히 아쉽고 당황스러운 행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의 것들을 창조하는 것에 노력을 기울일 시기가 도래했음에도 여전히 이전의 것들을 따르고 있는 것은 용기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고액을 받고 있는 보수적인 결정권자들이 현대자동차그룹에서 빨리 사라져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따라가는 것에만 열중하면서 나타난 부작용이 세타2 엔진 논란과 같은 해결할 수 없는 명제입니다. 티볼리시대의 종말을 고하고 있는 스토닉의 사전예약이 불편한 이유입니다.





티볼리가 가지고 있던 고유의 영역을 잠식하면 시장에서 나은 점유를 차지할 수 있기는 합니다만 현대자동차그룹은 큰 그림에 에너지를 집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70%를 훌쩍 뛰어넘는 숫자에 안심이 되기는 하겠지만 미래를 위한 청사진은 흐려지고 있습니다.





글로벌에서 최고를 앞다투고 있는 기업들은 창의적인 발상으로 새로운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전히 잘 팔리는 자동차가 기업의 이윤으로 되돌아 올 수는 있지만 빠르게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것을 간과하지 말아야 합니다.


창의력을 가진 선두의 기업들은 제조하는 것보다 미래의 방향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대응하고 있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코나와 스토닉으로 점유를 차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무보다 산을 볼 수 있는 트인 시야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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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