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륜구동 시스템은 SUV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장비로 험로를 주행하는 데 상당히 유용하다는 정보가 알려지면서 매니아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험로를 주파하는 자동차들에 매료된 매니악적인 취향은 저변이 확대되면서 고유의 영역을 차지했습니다.
다양한 기후에 적응하기 위한 세단의 반란은 폭스바겐 산하의 자회사 아우디에서부터 시작되었고 콰트로를 앞세운 마케팅은 당대 최고의 주가를 만끽했습니다. 스키점프대를 오르는 아우디 콰트로의 환상은 프리미엄시대의 시작을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아우디에서 시작된 4륜구동은 높은 접지력이 증명되면서 폭스바겐 산하의 브랜드로 확산되었고 인지도가 급격하게 높아지는 계기를 마련하게 됩니다. 4륜구동 시스템이 만능 유전자로 왜곡되면서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서라도 채용해야 할 가치를 갖게 되었습니다.
후륜 기반의 불안정한 주행감을 우려한 유저들은 변화무쌍한 일기에 대한 안도감을 위해 4륜구동을 선택하기도 했습니다. 오버스티어에 익숙하지 않은 오너들이 갖는 불안감을 스스로 상쇄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4륜구동은 상당히 성공적인 안착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클린 디젤과 터보차저의 조합처럼 정체성을 다소 옅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유저들의 요구가 4륜구동으로 쏠리고 있는 것은 자명합니다. 높은 성능을 요구하는 유저들의 바램보다는 안정적인 주행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 높다는 것을 시장이 증명하고 있는 것입니다.
전륜기반의 브랜드가 언더스티어를 피할 수 없는 것처럼 BMW는 후륜기반의 브랜드이기에 오버스티어의 슬립 앵글을 보여주어야 하지만 수준 높은 비머의 기술진은 뉴트럴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주력인 3시리즈는 말할 것도 없으며 플래그쉽인 7시리즈에서도 뉴트럴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BMW가 가지고 있는 슬립 앵글은 정체성이며 충성도 높은 유저들에게 환영받는 선택이기도 합니다. 치우친 슬립 앵글은 호불호를 가질 수 있지만 BMW는 중심에 가까운 슬립 앵글을 기술력으로 보완하면서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명맥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콧대 높아보이는 BMW의 행보는 충성도 높은 유저들의 자부심으로 대변되기도 하지만 치열해진 경쟁은 굳건한 비머를 변화하게 하였습니다. 뉴트럴에 가까운 슬립 앵글을 포기하면서까지 4륜구동 시스템 XDrive를 요구하는 유저들의 목소리가 절실해진 것입니다.
독일 프리미엄으로 막강한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메르세데스 벤츠가 발전된 모습으로 BMW를 압박하고 있는 것에 상당히 긴장한 모습입니다. XDrive를 확대 적용하기 위해서는 롤강성과 슬립 앵글을 언더스티어로 바꾸어야 하는 것에 주저함이 없습니다.
완벽한 밸런스를 강조하는 브랜드로서 가솔린과 디젤에서도 차이를 보이며 썬루프의 유무에 따라서도 주행감이 영향을 받는 BMW의 선택은 확실히 이례적입니다. 밸런스를 강조하는 브랜드에서 대체적으로 나타나는 기류이기는 하지만 영원할 것 같았던 BMW의 변화는 의외입니다.
확대된 XDrive의 달라진 슬립 앵글로 인해 BMW의 오랜 유저들은 실망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점유의 확장에 한계를 가지고 있으며 이윤을 추구해야 하는 제조사의 입장을 넓은 아량으로 보아 넘긴다고 하더라도 아쉬운 것이 사실입니다.
안정적인 주행과 다양한 환경에서의 안전을 감안한 선택이라고는 하지만 XDrive가 채용된 비머는 확실히 BMW라고 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습니다. 두마리의 토끼를 모두 쫒는 것은 자동차시장에서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비머가 다시 한 번 알려주는 예이기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