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2017. 5. 4. 07:00


전쟁으로 무기와 기술의 발전을 이루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면에는 인간성을 상실한 참혹한 면모가 숨겨져 있기도 합니다. 매 순간이 찰나이지만 전장에서 선 병사들에게는 오랜 시간 기억의 조각으로 남아 스스로를 자책하거나 괴로워하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기억에 의존하여 전장의 상황을 전달할 수 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 위험을 무릎 쓰고 전장으로 뛰어드는 민간인들이 있습니다. 윌리엄 러셀, 로버트 카파, 피터 아넷, 어네스트 해밍웨이, 윈스턴 처칠, 킴 바커라는 이름의 바로 기억해야 할 민간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기 대신 카메라를 들고 전장의 모습을 전하는 그들의 이름은 종군기자(War Correspondent)...


누구의 강요가 아닌 이들의 위험한 선택은 전장의 참혹함과 인간미를 공존하게 하는 아이러니를 발생시키며 감동과 눈물을 자아내게 합니다. 날카로운 서슬보다 냉정한 한 장의 사진은 전세계를 울리기도 하며 감동의 도가니로 인도하기도 합니다.





종군기자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선보인 윌리엄 러셀은 망원렌즈가 전무했던 시절 전장의 생생한 모습을 전하기 위해 최전선의 최근방까지 근접하는 것을 망설이지 않았습니다. 그의 노력으로 나이팅 게일이 종전하여 유명세를 남기게 되기도 했습니다.



20세기 최고의 저널리스트 로버트 카파(Robert Capa)



윌리엄 러셀의 용기로 나이팅 게일이 전장에 뛰어들었지만 후세는 러셀보다 나이팅 게일을 더 많이 기억하고 있기도 합니다. 로버트 카파는 수차례 퓰리처상을 수상하면서 베트남전에서 지뢰를 밟아 명을 달리하기 전까지 다수의 전장을 누볐습니다.





(로버트 카파는 노르망디에도 있었다...)





어네스트 해밍웨이는 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수작들을 남겼고 윈스턴 처칠은 영국의 수상이 되어 2차대전을 승리로 이끌기도 하였습니다. 이들의 공로는 여전히 알려지지 않으면서 몇몇의 구전으로 대를 이어 전해지고는 있으며 종종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합니다.


생사가 오가는 전장에서 한 장의 찰나를 남기기 위해 셔터를 누르는 그들의 용기는 종종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하며 찬반의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격정의 순간을 담기 위해 전장에 존재한다는 것을 상기하면 도덕적인 해이로 잣대를 들이대기에는 당위가 부족할 수 있습니다.





인간성의 상실이라는 비난을 듣기도 하지만 무기 없이 전장에 뛰어든 종군기자들의 사명은 확실히 다른 것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도덕적인 책임에 대해 완벽하게 벗어나기는 어렵지만 스스로의 운명이라는 것에 대한 고민은 스스로도 깊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들의 선택에 대해 전장 밖에서 감상하는 이들이 논란을 불러일으킬 필요는 없습니다. 총알이 날아다니고 포탄이 비오듯 퍼붙는 상황에 처해보지 않은 이들의 비난은 확실히 가치를 가질 수 없다고 할 수 있으며 정의를 논할 수도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장에 무기 없이 나서서 운명을 달리하는 숫자가 결코 적지 않음을 안다면 그들의 선택을 일반이 선뜻 이해하기는 상당히 어려울 수 있습니다. 사명감을 가진 군인들도 파병에 대한 공포가 심하다는 것을 상기하면 종군기자들의 강요되지 않은 선택은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누군가에게 전장의 참혹함이나 인간애를 전달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면모가 너무도 많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여전히 비난과 격려가 교차하고 있는 종군기자들의 활약이 있어 전장이 실체를 확실히 알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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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