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2017. 3. 23. 06:00


중형시장의 쏘나타와 컴팩트 세단 아반떼는 현대자동차가 오랜 시간 독과점에 가까운 점유를 누릴 수 있었던 근간이었으나 강력한 경쟁자 GM 쉐보레 말리부와 르노삼성 SM6는 이례적으로 높은 완성도를 갖추고 주력시장에서 책정된 가격보다 현실적인 방향을 택했습니다.


중형시장에서 잘 팔릴 수 있는 조건을 갖추면서 현대에 반감을 가지고 있던 유저들의 대안이 되었고 점유는 폭발적으로 늘어났습니다. 한국시장에서 현대 이외의 브랜드가 호조를 만난 것은 상당히 오래 전의 기억이었고 저변을 넓히는 신호탄이 되었습니다.





글로벌 GM은 대우자동차를 인수하면서 한국 GM으로 본격적으로 한국시장에 진입을 하였고 기대감이 높아진 유저들에게 적극적인 어필로 호감을 얻어냈습니다. 자동차를 이동수단 이상의 가치로 생각하는 한국시장에 적응하지 못하면 어긋난 화살을 쏘아대기는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간극은 줄어들었습니다.


줄어든 간극이 빛을 발하게 된 모델이 말리부이고 뒤를 이은 컴팩트 세단 크루즈에 대한 기대는 출시 전부터 상당한 호감으로 나타났습니다. 크루즈의 출시를 목매이게 기다리는 유저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아반때의 전성기가 저물 것이라는 예측이 나돌기도 했습니다.





수퍼노멀을 강조하며 출시한 아반떼는 이전과 같은 확실한 위치를 차지하지 못했고 크루즈가 달라진 모습이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되었습니다. 이전 세대부터 공도의 수퍼카로 이름을 높이면서 주행감에서 한 발 앞선 기술력을 선보였고 2세대 크루즈로 이어질 것이 자명했습니다.


컴팩트 세단시장은 크루즈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은 절정에 달했고 오랜 기간 출시를 기다린 충성도 높은 유저들의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기아 스팅어의 이슈에 출시에 대한 관심이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기본기를 갖춘 크루즈는 확실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공도의 수퍼카로 불리울 정도로 고속안정성과 슬라럼 능력을 지니고 있던 크루즈가 파워트레인과 트랜스미션이 한 단계 진화하면서 완벽에 가까운 스펙이 된 것입니다. 북미에서 인기를 얻던 항속주행에 편안한 주행감을 버리고 프리미엄을 추종하고 있는 최근 GM의 행보와 일치하는 방향입니다.


GM의 자회사인 럭셔리 브랜드 캐딜락에서 선보인 ATS의 것들을 지양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면서 아반때를 넘어설 수 있는 대항마가 될 것이라는 시선이 설득력을 얻었습니다. 자동차를 선별하는 기준이 기본기로 치우치고 있는 한국시장의 유저들의 요구를 확실하게 적중시킨 것입니다.





아반떼 스포츠의 뛰어난 주행감이 입소문을 타면서 초기의 저조하고 주춤했던 점유를 끌어올린 아반떼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될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만 GM은 말리부에서 보였던 현실적인 가격 책정을 버리고 이전의 오판을 다시 한 번 보이면서 대기수요를 놓치는 우를 범하게 됩니다.


크루즈의 출시와 함께 점유를 기록하며 시장의 변화가 이루어질 것을 기대했지만 말리부의 점유가 늘어나는 독특한 상황이 발생하게 된 것입니다. 크루즈를 기다리던 유저들이 말리부에 가까운 어리석은 가격 책정 덕분에 한 급 위의 모델을 선택하는 현상으로 이어지게 된 것입니다.





말리부의 인기로 이미지를 달리하면서 높은 점유를 이어나갈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는 결과를 낳은 것입니다. GM은 글로벌에서 높은 자동차 기술을 보유한 브랜드이고 앞선 점유를 누릴 수 있는 기회마다 이해할 수 없는 가격 책정으로 모델들을 사장시키는 일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출시된 시기보다 200만 원이나 가격을 조정면서 지지부진했던 점유를 끌어올리기는 했지만 출시에 누릴 수 있었던 대기수요는 이미 대부분 사라졌습니다. 자동차를 잘 만들고 기본기를 갖추는 것은 중요한 요소이지만 반복되는 가격의 오판으로 점유를 늘이지 못하는 GM의 반복된 행보는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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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