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쌓인 미얀코 구레비치의 역작 MiG-25는 의외의 사건으로 서방에 알려지게 됩니다. 마하 2.83의 괴물 비행체로 알려진 MiG-25에 대한 정보는 미 정보국 CIA에서도 알지 못할 정도로 비밀리에 운용되었고 서방 여러나라들에게 공포를 안겨주기에 충분했습니다.
미국조차 알 수 없는 요격전투기는 빅토르 벨렌코(Viktor Ivanovich Belenko) 중위가 일본에 망명하면서 모습을 드러내게 됩니다.
1976년 9월 6일, 벨렌코 중위가 조종하는 MiG-25 폭스배트(Foxbat)가 소련의 레이더에 발각되지 않기 위해 초저공비행으로 치토세 공군기지로 착륙을 유도받았고 출동한 일본 항공자위대의 F-4EJ는 마중나가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F-4 팬텀의 레이더는 MiG-25를 찾을 수 없었고 벨렌코는 스스로 조종해서 민간기가 운항하는 하코다에공항에 불시착하게 됩니다.
연료가 30초 분량밖에 남아있지 않았기 때문에 벨렌코의 신속한 판단이 없었다면 착륙조차 어려웠을 것입니다. 미국은 MiG-25의 존재가 밝혀지는 것에 환호를 했지만 방공망이 뚫린 일본 자위대와 방위청은 참담한 상항이었습니다.
레이더의 성능이 현격히 노후되어 있음을 발견한 일본은 F-4의 개량과 조기경보기의 도입을 서두르게 됩니다. 최신예 조기경보기인 E-3 센트리의 도입을 미국에게 요구했으나 의회의 승인이 떨어지지 않았고...
E-2 호크아이를 우선적으로 도입하게 됩니다.
노스롭 그루먼의 조기경보기인 E-2는 해상경보에 앞선 기종이었고 일본 자위대에게 알맞는 판단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으나 1990년이 되면서 E-3 센트리에 대한 요구가 다시 불거졌고 영국과 프랑스에 도입되는 틈에 함께 주문을 요구합니다.
보잉 707이 베이스였던 E-3는 단종되었고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도입이 지지부진해졌습니다. 조기경보기에 대한 집착이 날로 심해진 일본은 보잉 767을 기반으로 한 조기경보기의 도입을 의뢰했고 보잉과 미국의 승인으로 E-767을 도입하게 됩니다.
트라우마에 대한 고집으로 최대 이륙중량 145톤의 E-3보다 큰 175톤의 이륙중량을 가진 AWACS(Airborne Warning And Control System, 조기공중경보통제기)를 일본이운용하게 된 것입니다.
차선으로 선택한 E-767은 조기경보기로서는 가장 큰 기종이며 체공시간, 항속거리 신뢰성, 조종성에서 우위를 가지고 있으며 넓은 실내의 거주편의성, 임무지속성은 최고의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게 됩니다.
길이 48.5m, 전폭 47.6m, 높이 15.8m이며 GE(General Electric) CF6- 80C2 터보팬엔진은 850km/h의 항속도과 상승한도 12km를 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항속거리 10,370km와 공중급유를 통해 13시간동안 체공할 수 있는 능력은 덤...
노스롭 그루먼의 Multi role AESA(Activ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 레이더는 조기경보기로서 최고 수준인 800km 반경을 탐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조종사 2명과 항공 레이더 관제사 19명이 탑승할 수 있으며 내장된 컴퓨터은 E-3 센트리의 5배에 달하는 처리속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조종인원 4명의 E-3보다 인원운용에서도 앞선다고 할 수 있으며 JASDF(Japanese Air Self Defense Force, 일본 항공자위대)의 자랑이 되었습니다.
공중급유기 KC-767과 수송기 C-2 그레이하운드를 갖추면서 정비의 효율성이 극대화되어 유지보수에 비용과 시간이 혁신적으로 개선되었습니다. E-767는 개량을 통해 레이더와 처리속도를 더 높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현재는 미국이 E-767의 도입을 검토하는 상황이 되었으니...
우리나라도 한 때 E-767의 도입을 검토했으나 IMF라는 국가적인 위기로 인해 취소되었고 E-737 피스아이를 도입하였습니다. 러시아 일류신 IL-76 수송기를 개량한 최대 이륙중량 170톤의 A-50 메인스테이 조기경보기가 절대적인 적수로 거론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