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을 겪은 미군은 중공군의 인해전술에 밀려 한국을 포기하려고 했습니다. 미 국방성에서는 핵무기를 사용하자는 의견이 팽배했지만 2차대전에서 사용한 원자폭탄의 피해는 생각보다 심각했고 동아시아를 방사선 후유증으로 남게 할 수 없었습니다.
중공군의 위세가 강하기는 했지만 그저 머리수로만 구성된 약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대공세를 펼치며 승기를 잡기으며 전선은 안전되었지만 미국의 자존심이 구겨진 것은 자타가 모두 인정할 수 밖에 없었고 대응책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을 갖게 되었습니다.
무반동총에 핵무기를 장착하여 인해전술에 맞서려는 상상이 실천에 옮겨졌고 데이비 크로켓(Davy Crockett)이라는 무기를 개발하고 시연하게 됩니다. 기존의 무반동총에 핵탄두만 장착하면 되는 간단한 구조였고 개발 비용이나 운용비용이 적게 소요됐으며 효과는 확실했습니다.
핵탄두라고는 하지만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과는 개념을 달리하는 무기입니다. 수십 킬로미터를 날려버리는 엄청난 무기가 아닌 TNT 10톤에서 20톤에 달하는 다운사이징된 핵무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2km에 달하는 사거리를 가진 데이비 크로켓의 제식명은 M28...
후에 M29로 발전되기는 했지만 폭발력을 늘이거나 하지는 않았으니... (다행이다.)
값싼 무기이지만 상대를 주눅들게 할 수 있어 군비 자랑을 할 수 있지만 그다지 효과적인 무기는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미국은 데이비 크로켓을 실전배치하고 운용까지 했으니...
2차대전과 한국전을 겪고 난 뒤의 미국은 핵만능주의에 빠져 오롯이 핵...!! 을 외치던 시기였고 핵잠수함. 핵항공모함. 핵전폭기까지 구상하며 적용할 때이기 때문에 핵을 이용한 무반동총은 애교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핵실험에서도 엄청난 버섯구름을 동반한 폭발력이 아닌 그저 좀 쎈 폭탄의 느낌이라고 알려져 있으나 방사능에 피폭될 가능성의 대해서는 함구했다는 후문...
아무리 소형화한 핵무기라고 하더라도 핵무기는 핵무기인 것...
낙진까지는 아니더라도 방사능에 피폭될 가능성이 있고 반경 400m의 폭발력을 가지고 있지만 무기의 특성상 한 두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상기하면 근처의 아군까지 피해를 볼 수 있는 무기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M29의 사거리가 4km였고 피폭까지 해도 피해반경이 700m였으니 핵폭탄이라고 부르기에는 조금 부족한 면이 있으나 핵도미노현상을 일으킬 우려를 가지고 있는 무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형무기까지 핵을 사용하기 시작하면 온통 핵무기 천지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
핵에 대한 의존성이 줄어들기까지 미 육군의 보병사단에 배치되었으며 한국에도 7기나 전방에 배치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핵무장론이 서서히 가라앉으면서 전량 폐기되기는 했지만 개발도상국에게 산업용으로 싸게 팔려는 생각을 했다고 하니 당시의 핵이 얼마나 흔했고 위험성에 대해 경각심이 적었는지를 알려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