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력은 군사력의 척도로 오래 전부터 기준이 되어왔습니다. 해양왕국이 되어야만 최고의 국가가 될 수 있다는 공식은 여전히 성립되고 있습니다.
2차대전이 벌어지고 있던 태평양에서는 일본이 최고의 군사력을 가진 나라였고 미국은 상대적으로 해군력이 확실히 확립되지 않았습니다. 거함거포주의가 팽배한 당시의 분위기와 첨단 해군을 지향하던 미 해군 내의 분위기가 대립하고 있었습니다.
태평양에서 위세를 떨치던 일본은 자만했고 필리핀을 볼모로 협상에 소극적인 미국을 자극하기 위해 진주만을 폭격하게 됩니다. 야마모토 이소로쿠와 일본 군부의 판단과는 다르게 미국은 참전을 선언했고 첨단 해군력인 항공모함을 중심으로 군사력을 모으게 됩니다.
미군이 운용하고 있던 7대의 항공모함 렉싱턴, 새러토가, 요크타운, 호넷, 와스프, 레인저, 엔터프라이즈는 진주만 공습에도 건재했습니다.
CV-6함인 엔터프라이즈는 미국과 미 해군에게 상당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항공모함입니다. 영국에게 빼앗은 전함의 이름을 계승한 엔터프라이즈는 그 이름처럼 태평양전쟁에서 절대 침몰되지 않는 불침함으로 역사에 기록이 됩니다.
우리가 대중적으로 알고 있는 엔터프라이즈는 최초의 원자력 항공모함인 CVN-65입니다만 가장 많은 전과를 올리고 최고의 항공모함으로 이름이 높은 것은 2차대전에서 활약한 동명의 항모입니다.
이녀석이 곧바로 퇴역하고 제럴드. R. 포드급의 항공모함에도 엔터프라이즈로 명명한 기종이 있습니다.
진주만 공습이 있던 1941년 12월, 보복작전인 두리틀특공대를 실어나른 호넷을 호위하는데서 나선 엔터프라이즈는 첫 임무를 확실하게 마무리했습니다.
전장 250m, 전폭 33m, 기준배수량 19.8톤, 만재배수량 25.5톤에 달하고 최고속도 32.5노트를 낼 수 있습니다. 당시 항공모함은 스스로 대공화기를 장착하고 있었기에 엔터프라이즈도 많은 대공화기를 볼 수 있습니다. (니미츠급의 기준배수량은 100톤을 육박한다...)
5인치 38구경 대공포 8문, 1.1인치 75구경 4연장 기관포 4기, 12.7mm 기관총 24문을 가지고 있었으며 개수를 통해 발전된 대공화기로 교체가 되었습니다. 최대 96대의 함재기를 탑재할 수 있으며 2,900명의 승조원을 탑승시킨 요크타운급 항공모함입니다.
미드웨이해전, 과달카날해전, 사이판.필리핀해전, 이오지마해전, 오키나와해전, 규슈공습에 참전했으며 회색유령(Grey Ghost), 질주하는 유령(Galloping Ghost), 빅E, 럭키E로 불리웠습니다. 수많은 전투와 일본군의 집요한 공격에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탄탄하게 설계된 갑판 덕분...
전쟁이 말기로 들어서면서 일본은 자살특공대 가미카제를 운용하여 갑판 공격을 했는데 엔터프라이즈의 갑판은 생각보다 견고했습니다. 방어력이 좋은 곳을 공격하니 방어하는 입장에서는 고마운 일일 수 밖에 없습니다. (어뢰공격도 했지만 다 피했다...럭키 엔터...)
1945년 5월까지 911대의 전투기를 격추시켰고 71척의 전함을 침몰, 192척의 군함에 피해를 입혔으며 일본의 주력 항공모함 아카기, 카가, 히류를 격침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우면서 대통령 부대표창, 해군성 훈장, 국방 훈장, 전역 훈장을 받은 최초의 항공모함이기도 합니다.
함재기가 제트기로 바뀌고 연료가 원자력으로 발전하면서 퇴역의 길을 걸었고 분해되었지만 현재까지 엔터프라이즈는 미 해군의 상징으로 남아있고 새로운 항공모함에 명명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