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2016. 10. 10. 07:00




세계 2차대전에서는 이해할 수 없을 정도의 거함과 거포에 각 국이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거함거포를 가진 국가가 전쟁의 우위를 가질 수 있다는 믿음이 깔려있었고 더 크고 더 강력한 무기에 집중을 하게 됩니다.


패전국은 상황을 역전시키기 위함이었고 연합군은 기선을 제압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독일과 소련, 일본에 이어 거함거포에 빠지기 시작한 미국은 뒤늦은 참전을 회복하려는 듯 엄청난 군비를 쏟아부으면서 시류에 빠져들고 있었습니다.





독일의 구스타프 열차포와 소련의 차르 대포를 훌쩍 뛰어넘는 이 무기의 이름은 생김새와는 확실히 다른 리틀 데이비드입니다. 800mm의 슈베러 구스타프 열차포의 구경을 훨씬 압도하는 914mm의 구경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군축협상에서 제한한 16인치를 두 배 넘는 숫자인 36인치 구경으로 고정식 박격포의 일종입니다.





이동식이 아닌 고정식이기 때문에 설치할 장소를 물색하고 토목공사를 통해 리틀 데이비드를 고정시켜야 하는 위험한 무기입니다. 압도적인 크기도 위협적이지만 적군의 코앞에서 토목공사을 벌이는 아군에게도 위협적인 무기이기도 합니다.


40톤의 무게와 10km의 사거리를 가지고 있어 미국이 아니면 구상할 수도 없는 무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거리 안에서 작업하다가 공중폭격이나 기갑전력에게 노출되면 포를 잃고 공병들과 장비들을 잃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말도 안되는 크기의 무기인 리틀 데이비드는 최초에는 시험용 무기였습니다.


항공기에서 사용하는 폭탄의 위력을 매 번 투하로 검증할 수 없어 포를 이용해 폭발력과 탄도를 살펴보려고 했다가 실전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보고를 통해 실전에 운용하려고 결정한 것입니다.


태평양 전쟁에서 일본군은 전함에 사용하는 16인치 포를 해안 벙커용으로 개조하는 경우가 많아 벙커를 점령하고 리틀 데이비드를 설치한 후 내륙을 공격하는 전략을 수립했습니다. 해안 벙커를 점유하기까지도 어려운 일이지만 거대한 박격포를 설치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914mm짜리 포탄을 옮기는 일부터 포를 이동하고 세우는 일까지 미군에서 사용하고 있는 공병장비인 불도저, 크레인, 굴삭기, 대형 트레일러까지 모두 동원을 해야 합니다.


미국의 군사전문가들 조차도 리틀 데이비드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있기도 했습니다만 거함거포주에 빠진 관료들은 실효성을 일축하기에 급급했습니다.





황당한 계획을 수립하고 실전에 투입하려는 일련의 과정이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본토인 히로시마에 작은 소년, 나가사키에 뚱보 아저씨가 떨어지면서 일본이 무조건 항복을 했고 태평양전쟁이 마무리되었으며 리틀 데이비드의 실전배치는 무산되었습니다.


1회 사용을 위해 포탄을 옮기고 장전하는 데만도 수많은 인원과 장비가 필요한 리틀 데이비든 종전과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됩니다.


거함거포주의에서 깨어난 각 국은 효율에 중점을 둔 무기개발로 방향을 선회하였고 더 이상 황당한 무기를 제작하지 않고... (핵무기에 집중한다.)


많은 시간이 지나갔지만 가장 커다란 포를 언급할 때마다 리틀 데이비드는 최고의 자리를 여전히 지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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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