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2016. 9. 24. 06:00




한국시장의 자동차는 좀 더 색다른 감성을 가지고 있는 특화된 모습입니다.


자동차에 대한 관심도가 높고 재산가치로의 개념이 강하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면 점유를 늘이는 것에 실패를 경험할 수 있는 시장이기도 합니다. 실용을 앞세운 유수의 브랜드들이 실패를 맛보고 철수를 한 경우를 이전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중형시장은 특히 더 많은 점유와 관심이 몰려있고 경쟁이 될 수 있는 시장이지만 그동안은 독과점에 가까운 소나타와 K5의 천하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소나타와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는 왜건 모델 i40는 유럽의 전략형입니다. 유럽 중형시장에는 소나타나 대신 i40왜건과 세단이 출시되고 있으며 그런대로 점유를 늘이며 입지를 다져가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유수의 브랜드가 즐비한 유럽시장에서 점유를 늘인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러피안의 실용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나선 모델이기 때문에 유럽의 감성에 촛점이 맞추어져 있으며 한국시장의 유저들이 바라는 중형의 모습은 아닙니다.





유럽 전략형 모델을 한국시장에 슬며시 출시한 것은 현대의 오판이며 오만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 유일의 브랜드라는 강점을 남용한 선택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유럽의 유저들이 좋아하는 것들이 한국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섣부른 판단을 한 것입니다. i40의 출시를 본 많은 유저들의 반응은 의문으로 가득 차있었고 점유를 늘이는 것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을 직감했습니다.


소나타와 K5가 선전하고 있다고 i40까지 숟가락을 얹는 것은 안일한 선택이었습니다.






로터리식 전도등 스위치와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시스템, 주차 조향 보조장치, 전동식 테일게이트의 이채로운 옵션들을 장착하였으며 센터페시아는 간결하고 직관적인 배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채로움과 간결함이 보여주는 시너지는 확실히 새롭기는 했지만 매력적이지는 않았습니다.


유럽의 브랜들을 이미 많이 접해 본 유저들에게는 구매욕을 건드리기에는 아우라가 약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옵션의 수준이 높기는 했지만 중요도에 대한 집중이 아쉽기도 했습니다. 가운데 위치한 오디오와 CD플에이어는 구시대의 감성을 떠올리에 충분했습니다.





북미와 유럽의 유저들이 요구한 것과 한국시장의 요구가 다르다는 것을 좀 더 깊이 고민했어야 합니다. 개방감을 중시하는 유럽의 성향을 담은 파노라마루프는 현대의 모든 세그먼트에 확산을 돕는 경험이 되기는 했지만 i40의 가치에 비해 역할은 미미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도전으로 데이터를 쌓는다는 의미에서 던진 것이라면 상관이 없지만 엄청난 비용을 감수해야 할 것입니다.





1.7 U2 디젤엔진과 2.0 누우 GDi엔진은 주행시 소음과 진동에 대한 단점을 잘 보완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디젤이라고 하기에는 수준급의 소음과 진동을 보이기 때문에 가솔린으로 의심이 되기도 합니다. GDi는 디젤에 비해 당연히 조용하고 부드러운 악셀링을 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페이스리프트를 거쳐 건식 DCT와 ISG(Idling Stop and Go)를 추가해서 좀 더 효율에 대한 의미를 더 많이 부여하기도 했습니다. (스테이츠 왜건에 패들시프트는 또 뭔가...??)





주거편의보다는 실용에 중점을 둔 모델이라는 것은 트렁크공간을 볼 때 가장 많이 느끼게 됩니다. 널직한 트렁크를 보고 있으면 유럽피언 감성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지만 이 공간은 주행에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주행감성이 고급지고 수려하다는 수식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노면 위를 달릴 때 꼬리가 흔들리고 덜컹거림은 이전의 1톤 화물차에서 느끼는 것과 닮아있습니다. D세그먼트가 발전하면서 잊혀졌던 현대의 오류가 다시 살아난 것을 느끼면서 당혹함을 감출 수 없습니다.





구조상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으며 소음과 진동의 절제는 아이들링시 무너지는 모습을 보입니다. 불안감을 느낄 정도의 진동은 i40의 실내에 있는 것이 더 불안감을 갖게 합니다. (결국은 쉬프트를 N으로 바꿀 수 밖에 없었다.)


중형세단과 차별을 가지고 있지 않음에도 높은 가격책정은 점유를 늘이려는 노력이라는 측면에서는 확실히 역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 가솔린인 2,835만 원, 디젤이 3,335만 원으로 책정한 것은 눈을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숫자입니다.


한 급 위의 그랜져의 가격을 육박하는 것은 확실히 잘못된 포지션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해치백의 유효가 늘고는 있지만 왜건의 요구는 여전히 미흡한 한국시장의 분위기를 알고 있는 현대의 실책입니다.





실용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는 유럽의 감성을 가진 유저가 아니라면 i40에 대한 선택의 고민은 그다지 깊지 않을 것입니다. 단종을 예고하는 뉘앙스와 엎친데 덮친 격을 발생한 전소사고는 i40에게는 악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선택이 디젤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쉽게 볼 수도 있지만 한국시장에서 현대는 완벽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유러피언 감성은 유럽에서 통용되는 것이고 한국시장에서는 한국 감성이 통용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고 있는 i40의 앞날은 장미빛이라고 하기에는 어렵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반응형
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