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2018. 2. 20. 07:00


대한민국은 한국전쟁으로 치른 이후로 남과북이 정전 상태를 지속하고 있어 여전히 긴장의 수위가 높습니다. 대치하고 있는 북한과의 오랜 갈등이 완화되기를 기대하지만 여전히 갈길은 멀어보입니다.





대치된 북과의 관계로 20세가 된 청년들은 국방의 의무를 가지게 되고 군대에 입대하게 됩니다. 군 내 시설과 장비가 미약하고 어려웠던 시절에 비하면 상당히 발전된 수준이라고 하지만 혈기왕성한 20대 청년들에게는 춥고 배고프고 외로운 나날입니다.





주력군이 육군인 관계로 대부분이 육군에 편제되지만 해군과 공군에도 장병이 필요합니다. 숫자로나 훈련 강도로나 육군이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어 해군이나 공군은 다소 편하고 쉬운 편제로 알려져 있습니다.





공군의 경우 항공기를 지원하는 임무를 가지고 있어 소위 "꿀보직" 으로 알려졌고 육군을 전역한 동료나 친구들의 무용담에 끼어들지 못하게 됩니다. 일과 시간을 강도 높은 훈련으로 보내고 내무반에서 받았던 수많은 스트레스에 비하면 공군의 형편이 낫기 때문입니다.





공군 중에서도 가장 꿀보직으로 알려진 "BAT(Bird Alert Team, 조류퇴치반)" 의 경우라면 전역자에게 무시되기 일쑤입니다. BAT는 흔하게 알려진 활주로에서 새를 쫒는 보직으로 육군 전역자들 사이에서 가장 희화되는 보직이기도 합니다.





공군하면 새쫒는 보직으로 알려져 있지만, 공군 내에도 다양한 특기가 있으며 BAT가 가진 임무는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BAT는 새를 쫒는 것뿐 아니라 FOD(Foreign Object Damage, 이물질 파편) 작업까지 함께 합니다. 활주로에 떨어진 작은 파편부터 시작해 종일 활주로를 떠나지 않습니다.





전투기 조종사에게 가장 무서운 적은 우수한 성능의 차세대 전투기가 아닌 항공기로 날아오는 조류입니다. 


무게 2kg밖에 되지 않지만 1,000km 속도로 날아가는 항공기에 부딪히게 되면 64톤의 에너지가 기체에 전해지게 됩니다.





버드 스트라이크는 조종사들에게 치명적인 위험이며 이를 방지하기 위한 보직이 BAT입니다. '활주로에서 새를 쫒는 일이 얼마나 힘들겠냐?' 라고 치부할 수 있겠지만, 활주로는 비행기가 이륙과 착륙을 반복하고 있으며 긴장을 늦출 수 없습니다.





드넓은 활주로에서 조류를 찾아 이동하기도 하고 산탄총으로 쫒아내기도 하지만 조류는 마음과 달리 빨리 떠나지 않습니다. 활주로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것 같지만 뙤악볕에 그대로 노출되는 일이 다반사이며 겨울 추위를 그대로 느껴야 합니다.


군대에서 가장 싫어하는 계절인 겨울이 되면 활주로에 소복히 쌓은 눈을 일부 제설해야 하며 활주로 주변에 자란 다양한 식물을 제초해야 합니다. BAT가 바빠지는 경우 1달 정도 지원을 나와 잠깐 발을 담그고 간 지원병들에 의해 공군 내 최고 꿀보직으로 낙인되었습니다.





60만에 이르는 대군인 육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병사의 수가 적은 공군에서 부사관까지 합해 20명 남짓한 BAT의 인지도가 높을 리는 없습니다. 험준한 산악에서 경계 근무를 서고 매일 높은 수위의 훈련을 치르는 육군에 비해 BAT가 쉬워 보일 수도 있습니다.





우스워보이는 보직이기는 하지만 BAT 병과를 가진 병사는 1,000억 원에 달하는 항공기와 2조 원에 육박하는 조종사 몸값을 책임지는 일이니 가볍기만 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대한민국에서 나라를 위해 복무하는 대부분 병사에게 쉬운 보직은 없습니다.






보여지는 것과 달리 고충을 가지고 있으며 남모르는 눈물을 흘리기도 합니다. 공군 조종사들이 오늘도 푸른 창공으로 떠오르기 위해서는 BAT 보직의 병사들의 노고가 있었기 가능한 일입니다.


BAT 전역자는 오늘도 어디선가 말못하고 속으로만 발끈하고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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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