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2019. 6. 15. 16:11

 

대한민국에서 미움을 받은 유명 인사 중에 한 명이 '황교익' 이다. 맛칼럼리스트라는 새로운 영역을 등장시킨 황교익은 십 수년 전부터 도장깨기를 하듯 전국을 돌아다니며 맛에 대한 기준을 전해주었다.

 

그가 맛이라는 개념을 정립할 때부터 가장 강조하고 나선 것이 재료 본연의 것이다. 재료가 가지고 있는 맛을 즐기고 표현하는 것에 무게를 둔 칼럼으로 인해 과하게 조미된 현대 식단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생겨나게 되었다.

 

 

 

 

그는 맛에 대해 너무도 진중한 태도를 보였으며 맛을 연구하기 위해 수많은 서적을 뒤지고 시간을 투자했다. 맛의 기원을 위해 역사 서적을 뒤지는 일은 흔했고 비관련 서적이나 외국 서적을 참고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근대에 기록된 많은 것들은 왜곡되어 있기 마련이었고 누군가에 의해 덧입혀지기도 했다. 황교익이 맛에 대해 기준을 정립하면서 가장 대척점으로 지목한 것이 과하게 조미된 음식이었고 그중 하나가 '떡볶이' 였다.

 

황교익은 처음 봤을 때부터 떡볶이에 대해 부정적인 의사를 표명했고 지금까지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본인도 떡볶이와 과하게 조미된 음식에 환호하지만 그런 류의 음식이 대단히 건강하고 좋은 음식이 아니라는 것은 사실이다.

 

짜고 맵고 단 음식은 결국 대중에게 건강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으며 이를 우려하는 황교익의 주장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그가 국민 밉상으로 등극한 것은 이러한 그의 오랜 기준과 궤를 같이 한다.

 

 

 

 

황교익이 저격한 '백종원' 은 성공한 외식사업가로서 대중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백종원' 의 장사 철학을 응원하고 그의 대중적인 접근을 환영하지만 건강하지 않고 자극적인 음식에 대한 반대 의견을 갖고 견제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백종원은 외식 사업가로서의 임무에 충실한 것이고 황교익은 맛칼럼리스트로서의 역할에 충실한 것이다. 프랜차이즈의 대표로 대변되는 백종원이 개인 사업자로 구분되는 초보들에게 자신의 레시피를 전파하는 것이 황교익으로서는 불편할 수 있다.

 

실패를 겪으며 자신만의 맛을 찾아나가야 하는 개인 외식사업자조차 프랜차이즈 기준에 편입되는 것이 대단히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 통용되는 여러 근대 음식이 일본을 통해 이어진 것은 자존심이 상하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40년 가까운 시간 동안 그들의 그늘 아래 있었던 역사가 있고 문화를 억지로 바꾸려는 횡포에는 식문화도 포함되어 있다. 해방 후 발전된 외식사업은 그들이 남기고 간 것들이 기반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으며 연결고리를 논하는 것이 '친일' 로 치부될 일은 아니다.

 

황교익이 호감 가는 비주얼을 갖추지 않았고 꼰대스러운 말투를 보여주고는 있으나 맛에 대한 기준에서는 일관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일본과 연결된 식문화에 대해서도 항상 고증을 강조했으며 "유추해 볼 수 있어요." 라는 워딩을 사용하고 있다.

 

떡볶이를 세계화하기 위해 내세운 것에 반기를 든 것은 대단히 올바른 선택이었다. 전통성을 갖추지 못하였으며 자극적인 음식으로 대변되는 떡볶이가 대표가 되는 것이 국뽕을 탑재하지 않는 한 당연히 부끄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가장 통탄하는 것은 그가 가지지 못한 우호적인 이미지와 호도하는 여론에 놀아나는 대중이다. 뒤로 미뤄둔 채 누군가가 주도하는 흐름에 휩쓸리는 어리석음은 그들이 여전히 판을 뒤흔들 수 있는 세력이라는 우쭐함을 갖게 하는 자양분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이 반드시 정의는 아니지만 판단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비틀어지고 왜곡되어 가는 외식 판에서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소신을 지켜나가고 있는 황교익이 지금보다 높은 가치로 평가되려면 아마도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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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