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2017. 11. 20. 07:00


인류의 역사는 전쟁을 통해 발전하는 아이러니를 가지고 있다. 항상 평화를 갈구하지만 지금까지 인류에서 전쟁이 없었던 시기는 불과 몇 일에 지나지 않는다.


오랜 기간 전쟁의 중심은 보병이었고 보병을 중심으로 무기들이 발전했으며 현재도 진행형이다. 현대화와 첨단화를 거치면서 보병 중심의 육군력이 쇠퇴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강력한 전력으로 평가되고 있다.





보병이 사용하는 개인화기는 적으로부터 생명을 지켜내고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주무장이지만 강력한 한 방이라고 하기에는 모자람이 있다. 엄청난 화력으로 대인저지력을 갖기 위해 돌격소총의 구경을 늘이고 강력한 탄을 사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장에 최일선에 선 보병이 사용할 수 있는 강력한 한 방은 "수류탄" 이다.


수류탄은 고대부터 전쟁에 사용되어 왔으며 유류를 담은 일정 크기를 투척하는 방식에서 유래되었다. 휴대보다는 폭발력에 중심을 두고 있어 안전성에 문제를 가지고 있었으며 투척하는 어려움이 있어 17세기 즈음에는 '척탄병' 을 별도로 운용하기도 했다.





수류탄을 앞선에서 투척하는 척탄병은 덩치가 좋아야 했고 두려움이 없어야 했기 때문에 이후에는 정예부대를 두고 명명되기도 했다. 독일은 대부분의 육군부대를 척탄부대로 명명하면서 가치를 떨어뜨렸고 보병을 가르키는 대명사로 쓰이기도 했다.


인력으로 운용하기 때문에 근접전에서 사용되었으나 한 번에 다수를 살상하기에 효과적인 무기라고 할 수 있다. 개활지에서 사용하는 수류탄은 확실한 효과를 보여주지 못하다가 유럽에서 벌어진 최초의 대규모 전쟁인 1차대전에서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1차대전에 등장한 맥심기관총으로 대부분의 보병은 참호 속에서 생활할 수 밖에 없었고 참호 안으로 투척하는 수류탄은 확실히 효과적이었다. 화약이 장전되어 겉을 감싼 쇠조각이 비산되는 수류탄은 치명적인 무기였고 참호 안을 불바다로 만들었다.





1차대전 초기에는 충격신관을 사용한 수류탄이 주류를 이루었지만 대부분의 지면이 포탄에 의해 물러지면서 충격이 적어져 불발되는 확률이 늘어났다. 대안으로 현대 수류탄의 초기형인 신관형 수류탄이 등장하면서 안정성을 확보하였고 신뢰성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수류탄은 안전손잡이가 제거되면서 방아쇠가 격발되어 폭발을 준비하고 약간의 시간을 지연하는 개선된 방식으로 발전하게 된다. 보병들이 운용하기 쉽고 안전하게 만들어진 지연신관형 수류탄의 보급으로 휴대편의성을 가지게 되었고 적은 시간의 훈련으로도 운용이 가능해졌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가격이 상당히 저렴하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수류탄의 가격은 불과 3만 원이 되지 않아 많은 수의 보병이 사용하기 부담스럽지 않다. 꽤나 좋은 반응을 보인 수류탄이지만 위험한 단점을 가지고 있다.


날씨가 너무 춥거나 더워지면 신뢰성을 잃어버리고 지연 시간이 줄어들거나 늘어나기도 하며 불발되는 사례도 늘어난다. 안전성을 확보했다고는 하지만 투척 시 방향이 틀어지거나 아군 참호로 떨어지게 되면 대형 참사가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일이다.





보편적으로 알려진 세열탄부터 섬광탄, 연막탄, 폭발력을 확장시킨 고폭 수류탄, 가스탄, 고열을 발행하는 소이 수류탄이 있으며 전차를 상대할 수 있는 대전차 수류탄도 운용할 수 있다. 방호력을 한껏 높인 3.5세대 전차들의 장갑을 손상시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궤도를 파괴시키는 정도는 가능하다.





일개 보병이 100억 원짜리 전차를 상대로 저렴한 비용을 들여 전력에 막대한 손실을 가져가는 것은 상당한 전과라고 할 수 있다. 제대로 만들어진 수류탄 뿐 아니라 비정규군에 의해 급조된 수류탄들이 전장에서 나돌고 있는 것이 골치 아픈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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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