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2018.09.15 10:54


제네시스는 현대에게 기념비적인 모델이며 프리미엄이라는 타이틀을 갖게 해준 모델이기도 합니다. 후륜 기반의 유수의 브랜드를 추종하기 위해 개발된 제네시스는 BH 시절 화려하고 간결한 모습을 보였으나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DH로 넘어온 제네시스는 디자인을 변경하고 뉘르부르크링에서 퍼포먼스를 보이면서 날개를 펴고 있는 독일산 브랜드를 정면으로 겨냥했습니다. DH의 허황된 퍼포먼스는 비웃음을 사기에 충분했고 제네시스와의 간극만 확인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헛발질에 가까운 몇 번의 시행착오를 통해 발전된 모습을 서서히 보이던 제네시스가 G80에 이르러서는 눈과 귀를 놀라게 할 정도의 수준이 되었습니다. EQ900에서 보였던 부드러움에 노면을 움켜쥐는 듯한 느낌을 전하는 G80의 콕핏에서 브랜드를 다시 확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부드럽고 안락한 주행만을 추구하던 제네시스가 아닌 끈적함을 보여주는 주행감은 마치 마법 가루를 뿌린 요리와 같이 색깔이 달라졌습니다. 5미터에 육박하는 기함 수준이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무리한 수준의 코너를 잘 버텨내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BH나 DH 시절 부족했던 마침표가 완성된 느낌은 현대가 기념비적인 모델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여전히 독일산 유수의 브랜드와는 격차가 있기는 하지만 이 정도 수준까지 발전한 것을 두고 국산 브랜드라고 폄하할 필요는 없습니다.


디자인과 주행감이 완성에 이르게 된 것은 새롭게 영입된 외부 인사의 영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엔진과 미션을 자체 생산할 정도로 기술력을 갖춘 브랜드가 유수의 브랜드와 격차를 줄이지 못하면서 오래된 관성을 반복한 것은 인적인 구성이라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현대 자체가 달라지기 시작한 것도 외부 인사 영입과 시간이 맞물리기에 인적 구성의 변화에 기인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브랜드를 후발 주자가 단시간에 극복한 것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평가는 받는 것이 옳습니다.


잘 다듬어진 외관만을 강조하며 내실이 부족한 부분을 포장하거나 의도적인 여론 형성을 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제네시스를 완성하기 위해 엔트리급부터 차례대로 실천해 온 과정은 기술력이 부족했다는 것보다는 정책 결정자들의 진부한 개념이 앞선 탓입니다.





제네시스 G80이 가진 한계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현대 보급형 브랜드에서 벗어나 프리이엄으로 런칭을 했으나 점유에 대한 욕심을 놓지 못하면서 아슬란을 사장시키는 결과를 초래했고 내수 시장에서 보급형 브랜드 플래그쉽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동일한 선상에 선 유수의 브랜드보다 친숙한 디자인과 편의성, 넓은 실내 공간을 두고 폄하하기는 어렵지만 점유를 포기하지 못하고 애미한 포지션에서 자사 브랜드를 저격하는 일을 반복하는 것은 오히려 브랜드 전체의 균형을 깨뜨리는 결과입니다.



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