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2018.09.10 09:56


자동차를 생산하는 많은 제조사 가운데 럭셔리를 고집하는 브랜드가 난립했던 시절이 있었고 손으로 직접 가공하는 것을 가치로 삼았다. 최상급 재료를 사용해 수제로 제작되는 럭셔리 브랜드는 가치를 환산할 수 없었고 수집가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많은 럭셔리 브랜드가 재정난을 이유로 거대 제조사에 인수합병되어 이전에 가졌던 가치를 상실하고 있으나 소수를 고집하는 일부가 존재한다. 영국산 럭셔리 브랜드였던 '재규어' 는 스포츠성을 지향하고 탄생했으며 미국 브랜드 포드에 합병되었다.





클래식 모델이던 재규어는 세계적인 명성을 가지고 있었으나 대부분 시간을 차고에서 보내야 한다는 오명을 가지고 있기도 했다. 기름이 줄줄 새는 것은 물론, 후진기어가 들어가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였고 럭셔리 세단으로 상상하기 어려운 결함에 시달렸다.


재규어는 "원래 그렇게 타는" 것이라는 이해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했고 인도 타타자동차로 인수된 이후로도 이러한 기조를 잃지 않고 있다. 개인적으로 재규어에 대한 악명이 워낙에 높았기 때문에 재규어를 신뢰하기는 어려웠고 클래식을 좋아하지도 않는다.





여타의 재규어가 여전히 이전에 가졌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할 수 있으나 플래그쉽 세단 'XJ' 에서는 인정할 수밖에 없는 구석이 있다. 재규어는 한때 르망 24시 경주에 참가해 우승하면서 내구성을 인정받고 스포츠성을 유지했으나 럭셔리로 돌아서면서 스포츠성을 줄여나갔다.


스포츠를 주창하는 브랜드가 고유의 영역을 차지하고 있었고 재규어 대부분 모델은 럭셔리로 방향을 선회했다. '재규어 XJ' 는 플래그쉽이라는 타이틀에 맞춘 럭셔리 모델이지만 재규어가 오랫동안 유지하던 스포츠성을 내부에 잠재한 모델이다.





럭셔리를 추구하는 대부분 모델이 스포츠성에 관심을 두지 않고 부드럽고 고풍스러운 주행감을 선사하지만 재규어 XJ는 특이하게 두 가지 면모를 공유하고 있다. 부드러울 때 한없이 부드럽다가 날카로워질 때 날카로워질 수 있는 자동차는 흔하지 않다.


전장 5m가 넘어가는 럭셔리 플래그쉽이 보여주는 날카로운 주행감은 놀라움을 넘어 신기하기까지 하다. 재규어가 파란의 세월을 겪으며 안방을 영국에서 미국으로 다시 인도로 옮기는 굴욕을 당했으나 스스로가 가진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플래그쉽을 소유하는 대부분은 두 가지를 확실하게 구분하며 두 차종을 따로 구매할 수 있는 경제적 여력을 가지고 있다. 어설프게 두 가지 면모를 쫒다가 점유에서 실패하고 뒤처진 평가를 받는 브랜드가 있을 정도로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이라고 볼 수 있다.





단단하고 끈적한 재규어 XJ를 쇼퍼드리븐으로만 한정하기에는 스포츠를 강조하고 있는 제조사의 의도가 아까울 뿐이다. 2억 원에 육박하는 가격을 가지고 있어 럭셔리로 구분되는 최고 등급의 모델이라고 할 수 없으나 가치는 가격보다 한결 높다고 느껴진다.


배기량과 길이에 따라 가격을 달리하지만 구입할 수 있는 여력이 된다면 XJ는 우선 선택이 될 것이다. XJ가 가진 매력이라면 배짱으로 일관하며 불성실하다고 평가되는 성의없는 서비스에 대한 지속된 불만조차도 충분히 감수할 수 있을 것 같다.



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