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2018. 7. 6. 07:00


2차대전이 끝나고 독일은 자유 진영인 서독과 공산 진영이 동독으로 나뉘어졌고 서독은 인근한 소련과의 일전을 준비해야 했다. 미국도 유럽 내에서 공산 국가가 늘어나는 것을 우려했으며 소련 전략폭격기가 핵폭탄을 싣고 본토로 향하는 것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육군항공대에서 독립한 미 공군은 제트 전투기 시대에 돌입하면서 미 본토를 침범할 수 있는 전폭기를 대비한 요격기에 집중했다. 센츄리 시리즈로 불리는 100번대의 요격기 F-100부터 F-106까지는 뛰어난 항공기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한 시대를 풍미했다.





록히드 마틴의 전신인 록히드사가 개발한 'F-104 스타파이터' 는 초음속 요격기로 베트남전과 인도 파키스탄전에서 운용되었다. F-104가 특별한 것은 개발국인 미국이 180대 정도를 운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서독은 5배 가까운 숫자인 970대를 도입했다.





미국과 달리 직접적인 위협을 가지고 있던 서독은 초음속 요격기인 F-104가 필요하다고 평가했고 대량 구입을 마다하지 않았다. 2차대전에서 루프트바페(Luftwaffe)를 통해 항공 전술을 습득한 서독은 인접한 동독과 소련의 제공권 장악에 대해 직접 대응이 필요했다.





소련이 대규모 폭격으로 활주로를 파괴하는 전술을 감행할 것을 우려해 F-104는 ZELL(Zero Length Launch) 을 운용하기로 계획했다. F-104가 단거리 이륙기이기는 하지만 1마일에 달하는 활주로가 필요했고 서독은 수직 이착륙에 가까운 기술이 필요했다.





핵무장한 수십 대의 F-104 ZELL은 서독 전역에 배치되었으며 축사와 숲으로 은폐되어 있어 위치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계획은 순조로웠고 서독은 2,500만 달러를 소요하며 ZELL 프로젝트를 완성했지만, 미국이 에드워즈 공군기지에서 재판을 거치면서 서독은 계획을 포기한다.





서독은 영국이 VTOL(Vertical Take Off and Landing, 수직 이착륙) 전투기를 개발하기 전에 VTOL기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F-104 ZELL 계획을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이었고 초기에는 벨사에서 개발 중이었던 XF-109로 불리던 'D-118A' 를 도입하려고 했다.





8개의 엔진을 가진 틸트제트 전투기 D-188A가 무산되면서 서독은 하인켈과 매서슈미트가 합자해 수직 이착륙 전투기를 개발하기로 계획한다. "EWR VJ-101" 로 명명된 전투기는 F-104 기체를 기반으로 개발되었고 F-35와 같은 리프트팬을 장착했다.





날개 끝에 각각 2개의 엔진과 리프트팬 2개의 엔진을 장착한 VJ-101은 마하 1.14의 속도를 가지고 있었다. 단좌형 VTOL 전투기를 개발한 서독은 고무적이었고 AV-8 해리어에 사용된 방식보다 훨씬 간단한 해결책으로 평가되면서 실전 배치를 목전에 두게 된다.





프로토 타입을 조종하기 위해 미국에서 시험 조종사 '조지 브라이트(George Bright)' 가 도움을 주었지만, 시작부터 난관이었다. 출력을 줄인 롤스로이스 RB 145 엔진은 단거리 이착륙으로 마하 1 이상의 속도를 보였지만 호버링에서 안정적이지 않았다.





틸트된 엔진은 땅에 너무 가까워 기체에 영향을 주었고 항공모함 갑판에서 이착륙하기 어려웠다. STOL(Shot Take Off and Landing, 단거리 이착륙)으로 사용하기에는 훌륭했으나 VTOL로 사용하기가 어려워지면서 서독은 계획을 포기하게 된다.





독일이 포기한 기술은 소련으로 유출되면서 야코블레프 Yak-141 수직 이착륙 전투기 개발 프로젝트에 영향을 준 것으로 추측된다. 벡터링 노즐을 채택한 애프터버닝과 터보팬 조합은 현재 개발 중인 F-35B 수직 이착륙 전투기 조합과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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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