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2018. 5. 24. 09:06


자동차가 이동수단으로 저변을 넓히면서 생활이 한결 편리해지기는 했지만 발생하는 부작용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환경에 대한 경고가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하면서 제조사들을 새로운 존립의 방식을 찾아 나서야 했다.


내연기관에서 뿜어대는 배기가스를 줄이면서 효율을 높이고 성능을 향상시키는 방법을 다운사이징에서 찾았다. 엔진을 사이즈를 줄이면서 출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진화한 제조사는 고객과 규제의 요구에 상응했지만, 보이지 않는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자동차를 보유하고 싶은 가망고객은 이전보다 더 높은 수준의 성능과 수치를 요구하고 있다. 완성도 높은 디자인과 쓰임새 많은 옵션을 탑재하고서 가격은 이전보다 높아지는 것에 완강하게 저항하고 있다.


한정된 가격 내에서 성능을 높이고 내구성까지 담보하기 위해서는 이윤을 보전할 수 있는 방식을 도입해야 했다. 플랫폼을 통일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제조사는 자신들이 오랜 시간 주창했던 정체성을 위배하고 있다.





명성을 누렸던 독창적인 제조사는 거대 기업에게 인수되었고 자본력이 적은 제조사는 여지없이 수명을 다했다. 자동차 시장에 개성이 사라지면서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는 옅어지고 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강도는 더해질 것이다.


한국시장에서 자동차는 이동수단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으며 자신을 대변하는 아이콘으로 인식된다. 좋은 집과 좋은 차를 소유하고 있어야 성공의 기준이 되기에 수요가 줄고 있는 글로벌의 흐름과는 동떨어진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다양한 자동차를 경험해 보면 말초적인 감각을 일으켜 세울 정도로 짜릿했던 감성이 무뎌지게 마련이다. 부드럽고 럭셔리한 자동차와 거칠고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의 것과 같은 자동차의 차이는 종이 한 장과 같다는 것을 스스로 인식하게 된다.


자동차에서 흥미를 잃는 순간 꼰대가 되는 것이고 늙어가는 반증이다. 자동차에서 뛰어난 것들을 요구하지만 자동차는 그저 바퀴가 4개 달린 이동수단일 뿐이다. 완성도를 한껏 높였다고는 하지만 한 해가 지나기도 전에 식상함을 느끼기 일쑤이다.





10년은 기본으로 운행할 것이라는 마음 속의 다짐과는 달리 3년이 지나면 새로운 모델에 눈이 가고 새 차량을 구입하기 위한 구실을 찾기 시작한다. 구입부터 내구성을 외치며 내구성을 갖추지 못한 차량에 독설을 내뿜던 이전의 모습을 완전히 지워버렸다.


내수에서 차량을 교체하는 주기는 3년에서 5년 사이이다. 내구성을 외치며 우수한 제조사를 구분하는 잣대라는 주장을 펼쳤던 외침이 무색해지는 수치이다. 차량을 초기부터 구입하지 않은 중고 구입자가 내구성에 대한 나름의 의견을 피력하는 것은 어색하다.





자동차는 3만여 개가 넘는 부품으로 구성된 복잡하고 예민한 기계이다. 초기부터 관리를 해주고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조기에 중요 부품이 훼손되거나 차량 수명이 단축되게 마련이다. 중간 구입한 오너가 내구성을 앞세워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내구성을 단순한 현재의 차량 상태로만 규정하기는 어렵다. 출고 이후 모든 과정을 3자가 당연히 알 수 없는 노릇이기 때문에 내구성에 대한 판단을 섣불리 내리는 것은 빗나간 방향이다. 제조사가 5년까지 내구성을 맞추고 있는 것은 소비자의 습관을 파악한 사악하고 영리한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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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