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2018. 2. 16. 14:56


5,100억 원에 이르는 자금 지원을 요구한 글로벌 GM 요구에 당혹스러워하는 한국의 미지근한 태도를 압박하기 위해 단행한 군산공장 폐쇄 결정으로 위태롭던 철수설이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부상했습니다. GM 철수설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글로벌 GM을 살린 한국GM


글로벌 GM은 서브 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로 재정 위기에 처했을 때 한국GM이 생산하던 소형 모델을 기반으로 미국 정부의 재정 지원과 함께 위기를 탈출했습니다. 라세티 후속인 크루즈로 페쇄 직진에 있던 오하이오 로즈타운 생산공장을 살렸고 젠트라 후속인 아베오는 미국명 소닉으로 미시건 오리온타운쉽 공장을 살렸습니다.


재정 위기에서 벗어난 GM은 한국GM에 유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오펠의 물량을 CKD(반조립 제품)로 한국에 배정하면서 물량을 최고치로 늘렸습니다. 재정 위기로 절체절명의 상황에 놓인 모회사를 구했으니 당연한 조치였다고 보입니다.






철수설이 시작된 계기


글로벌 GM이 태도를 바꿔 2012년부터 제조사로 보기에 다소 불성실한 태도를 보이면서 철수설이 불거지기 시작했습니다. 대우자동차를 인수하면서 산업은행이 보유했던 지분을 유상증자를 통해 28%에서 17%로 낮추면서 비토권까지 빼앗았습니다.


정부의 반발이 예상보다 거세지면서 특별건의안건에 대한 반대를 행사할 수 있는 비토권의 지분률을 25%에서 15%로 낮추면서 논란을 일축했습니다. 비토권이 만료되는 2017년 10월을 기점으로 글로벌 GM이 철수할 수 있다는 풍문이 다시 나돌았지만 적극적인 방어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신형 말리부와 신형 크루즈를 북미와 같이 선보이면서 여전히 한국이 매력적인 시장임을 피력했고 2018년에는 중형 SUV 에퀴녹스의 출시를 예고했습니다.





재정 지원의 표면적인 이유


2011년 이후 물량이 줄어들기 시작한 한국GM은 2014년에 이르러서는 1,485억의 영업손실과 3,535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게 됩니다. 2015년에는 5,944억 원의 영업손실과 9,868억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손실액이 1년만에 3배 상승했습니다.


손실을 보전하겠다는 계획으로 제임스 킴 사장이 취임했으나 쉐보레 러시아와 유럽 철수를 이유로 CKD 물량까지 줄이면서 조정을 단행했습니다. 손실이 나는 회사를 흑자로 돌리려는 조치와는 다르게 한국GM의 손실은 날로 커져갔고 순손실 규모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의 수준이 되었습니다.


차량은 판매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한국에서 저리로 차용한 인수비용을 글로벌 GM에서 다시 차용하여 갚는 형식으로 높은 이자를 지급하고 있습니다. 한국GM이 가진 누적적자 76%에 해당하는 1조 5,067억 원이 글로벌 GM으로 이전되었습니다.


모회사인 글로벌GM은 손실의 책임을 노조로 돌리고 있으며 정부의 추가 지원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피력하고 있습니다.





제조업에 손을 떼고 있는 GM


호주법인 홀덴이 한국GM과 같은 과정을 겪으면서 호주 정부는 2003년부처 2014년까지 2조 3,500억 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급했습니다. 높은 임금과 노사협정으로 철수설이 불거졌지만 GM은 호주법인 홀덴을 철수하기 10일 전까지 "We are here to stay"를 외쳤습니다.





10일 뒤 수입 브랜드로 호주에 남겠다는 표현이었다는 옹색한 답변을 하면서 질타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유럽에서 점유를 차지하고 있던 오펠과 영국법인 복스홀을 PSA(Peugeot Citroen Automobiles, 푸조시트로엥 자동차그룹) 에 매각했습니다.





이후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인 크루즈 오토메이션 지분을 인수하고 유사 렌트카 기업 리프트(Lyft)와 협력을 맺었습니다. 완성차보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관심을 두고 있어 한국GM의 방향과는 어긋나 있습니다.





비난에도 당당한 이유


지원금을 요구한 GM은 잘 되면 손안대고 코를 풀 수 있는 격이며 지원이 안되면 한국 정부에 핑계를 돌릴 수 있습니다. GM으로서는 한국에서 철수한다고 해도 수입사로 판매를 전환할 수 있습니다. 현재도 많은 차종이 직수입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철수로 받을 영향이 크지 않습니다.


미국 정부는 "America First" 를 외치며 외국에서 생산하는 기업을 미국 내로 불러들이는 정책을 취하고 있습니다. 적극적인 지원까지 약속하고 있어 GM으로서는 한국 철수로 비난의 화살을 맞고 있지만 뒷배가 있으니 당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철수 이후에는...


글로벌GM이 철수를 하고 지분을 매각하면 소유주가 달라질 수 있어 한국GM은 다소 시끄러워질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인도나 중국 자본이 들어설 수도 있으며 다국적 글로벌 기업이 인수할 수도 있습니다.


GM이 지분을 매각한다고 하더라도 영구적 기술소유권을 협의했기 때문에 한국GM이 가진 기술과 생산, 수출, 판매의 권리를 모두 가질 수 있습니다. 북미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던 파워트레인을 한국에서 교체한 것은 글로벌 GM 기술 유출을 염려한 회피였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글로벌 GM은 철수 후에도 수입사로 한국 시장에서 점유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감정이야 어떠하든 제조사는 자동차만 잘 만들면 된다는 소비자가 존재하기 때문에 갖는 희망일 수 있습니다. 


군산공장 폐쇄에 이어 한국 시장 철수를 예고하고 있는 글로벌 GM은 이래저래 손해일 일은 없다는 계산이 있는 것입니다.



반응형
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