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2018. 2. 15. 07:00


전장에서는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 위협적인 무기를 사용하게 되었고 반대급부로 방호를 위한 장비가 발전하기 시작했습니다.


중요 부위인 머리와 가슴을 보호하기 위한 장비가 생겨났고 총기가 발전하면서 "방탄복" 이 등장했습니다.





중세시대 전장에 나서는 병사는 무기를 방어하기 위해 두터운 옷감으로 된 외피를 입었고 지휘관이나 기병은 갑옷을 입었습니다. 화살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철제로 된 갑옷이 필요했고 갑옷의 무게를 이기려면 보병에게 적용할 수가 없었습니다.





기병이나 지휘관에게만 갑옷을 지급했기 때문에 보병은 맨몸으로 전장에 나서는 것과 같았습니다. 총기가 전장에 등장하면서 헬멧과 함께 몸 주요부위를 방어할 수 있는 방법이 고안되었고 실크 소재 방탄복이 등장하여 실전에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원거리에서 발사되는 총탄을 막을 수 있는 정도였지만 가격은 현재가로 2천만 원에 육박했기 때문에 보병에게 지급하기는 어려웠습니다. 2차대전 등장한 방탄복은 폭격 임무를 부여받은 조종사들에게 주로 지급되었고 보병에게 보급이 원활하지 않았습니다.





포탄 파편을 방어하는 방편복의 개념이 강했고 무게로 기동력이 줄어들어 오히려 전투에 방해가 되었습니다. 기동성이 줄어들어 방탄복을 착용한 보병들의 원성이 자자했고 방어 능력이 크지 않으면서 무게만 나가는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습니다.


베트남전에 등장한 M69 방탄복까지도 방편복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9mm 권총탄에도 관통될 정도로 완성도가 높지 않았습니다. 열대기후인 베트남에서 무겁고 두터운 방탄복을 착용하고 작전에 나서는 보병 중 일부는 착용을 거부하기도 했습니다.





방탄복이 획기적으로 변화를 일으키게 된 것은 미국의 화학회사 듀퐁사가 개발한 신섬유 "캐블라" 가 세상에 등장하면서였습니다. 캐블라는 강철보다 5배 강하지만 플라스틱과 같이 가벼운 소재로 여러 겹의 캐블라를 이용하여 제작된 방탄복은 혁신적이었습니다.





가볍고 방호력이 높아 제대로된 방탄복으로 이름을 올렸고 소련과의 냉전이 마감하면서 현대전이 도심 근접전으로 변모한 것과 맞물렸습니다. 포탄 파편에 의한 부상에 집중했던 지휘관들이 총탄에 의한 부상으로 촛점이 바뀌면서 방탄복이 급진전을 이룹니다.





권총탄뿐 아니라 소총탄까지 방호할 수 있는 현대 방탄복은 세라믹 재질의 방탄판이 추가되었지만 무게가 줄었습니다. 방탄복과 보병 장비가 별도로 운용되었던 방식을 벗어난 개량된 신형 방탄복은 각종 파우치가 장착되어 배치됩니다.


캐블라 소재는 가볍고 강력하지만 수분에 취약하고 방탄복으로 착용할 경우 익사의 위험이 증가합니다. 미 해병대가 훈련 도중 CQBE(Close Quarters Combat Equipment, 근접전투장비) 를 착용한 대원들이 헬리콥터 추락 후 하중을 버티지 못하면서 익사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모듈화와 제때 빠르게 해체할 수 있는 방탄복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개량 과정을 거쳤고 우블렉으로 불리는 경량 방탄 패널을 추가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최근 방탄복은 실리카를 소재로 만든 전단농화유체로 향하고 있어 평소에는 부드럽고 충격에는 더 강해졌습니다.


초경량 나노 기술력을 동원한 전단농화유체는 차세대 방탄복으로 불리며 가격을 안정시키면 실전 배치될 계획입니다. 캐블라의 아라미드 계열이나 폴리에틸렌 재질의 다이니마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기동성까지 갖춘 강력한 면모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방호력이 높아지기는 했지만 방탄복을 관통하기 위해 비용을 감수하고 개량된 탄이 개발되고 있으며 총탄에서 전해지는 에너지가 모두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9mm 권총탄을 근거리에서 맞게 되면 1톤에 달하는 에너지가 전달되기 때문에 갈비뼈가 부러지기도 합니다.





대인 저지력이 높다고 평가되는 7.62mm 탄에도 방호가 가능할 정도로 수준이 향상되었으나 이로 인해 총기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미군이 AR-15가 괜찮은 돌격소총임에도 대인 저지력을 문제 삼아 개량을 요구하는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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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