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2018. 2. 13. 06:00


우려하던 일이 현실이 되었다. GM이 한국에서 철수할 것이라는 설이 나돌기 시작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군산공장은 가동을 멈췄고 수많은 협력업체와 관련된 산업이 침체될 것을 우려하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글로벌 GM이 한국 시장에서 철수할 것이라는 예상은 이미 오래전부터 나돌았다. 크루즈 점유 실패가 결정적인 원인이 되었다고 하지만, GM은 제조업보다는 미래 자동차 산업을 새로운 방향으로 재편하는 모습을 이전부터 보였다.





한국GM 물량 반정도가 수출 시장으로 향하는 CKD(Completely Knocked Down, 반조립제품)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크루즈 점유 실패와의 연관성은 희박하다고 할 수 있다. 2017년 10월 16일을 기점으로 산업은행이 가지고 있던 주주총회 부결권인 비토권이 만료되기 전부터 예상된 결과이다.


정부에 지원자금을 대놓고 요구하며 한국GM을 볼모로 삼는 모습은 글로벌에서 최고 자리를 차지했던 기업이 취하는 태도라고 보기 어렵다. 증자를 통해 상실된 산업은행 비토권을 부활시키는 조건으로 신차 생산물량 30만대 정도를 제안하고 있다.





GM이 정부에게 압박을 하면서 표면적으로 들고나온 것은 16,000명에 달하는 한국GM 근로자이다. GM은 이미 2012년 12월부터 이상한 조짐이 감지되었다. 군산공장에서 크루즈 생산 물량을 줄이고 일부를 미국 공장으로 옮긴 것을 들 수 있다.


1년 뒤 2013년 유럽 철수 입장과 러시아 사업 철수를 비롯해 호주법인 홀덴도 철수를 했다. 지난해 유럽 생산 모델 오펠과 영국법인 복스홀을 PSA에 매각하면서 한국 시장 철수설이 가까워졌음을 예고했다.





산업은행이 가지고 있는 17.02%의 지분 평가액을 낮추는 방식으로 0원으로 회계 처리했다. 지분만 가졌을 뿐 가치가 상실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경영 악화를 이유로 제기하고 있으며 근거 제시에 대한 요구도 거절하고 있다.


내수 시장 판매 부진이라는 변명도 사실 그다지 설득력을 가지기 어렵다. 한국GM이 새롭게 선보인 모델은 북미 시장에서 이미 출시된 지 상당히 시간이 흐른 모델이었고 작년 출시된 9세대 말리부가 오랜만에 완성도와 새로운 느낌을 갖춘 정도였다.





크루즈 점유를 제기하지만, 동급인 아반떼보다 200만 원이나 높은 가격대는 소비자들이 외면할 수밖에 없는 정책 실패이다. 글로벌 GM이 정책에 실패한 것은 치열하게 고민하고 노력하는 경쟁자들에 비해 쏟은 노력이 적기 때문이다.


생존을 위해 정체성까지 버려가면서 점유에 매달리는 기업들에 비하면 글로벌 GM의 태도는 방만하기까지 하다. 군산공장은 한 달에 7일 정도만 가동되었고 글로벌 GM은 생산계획을 줄일 것이라고 지속적으로 발표해 왔다.





한국GM 노조에 대한 지적도 있다. 군산공장 가동률에 비해 임금이 높은 수준이라는 점을 사측이 내세우고 있다. 시간당 가동률이 부평이나 창원공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을 지적하기도 한다. 군산공장에서 생산하는 크루즈와 올란도가 점유가 낮은 것은 근로자의 몫은 아니다.


글로벌 GM의 한국 철수에 대한 대책이 명확한 것은 아니다. 완성차에 대한 관심이 멀어져 가고 있는 제조사에게 자금을 지원한다는 것은 소모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직접적인 고용 인원 16,000명과 협력업체가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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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