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2018. 2. 6. 06:00


프리미엄 시장에서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한 BMW는 오랜 시간 스포츠성을 갖춘 브랜드로서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3시리즈 기반의 비머가 저변 확대를 위해 전해내려오던 정체성을 다소 벗어난 모습을 보인 것은 디젤 호조가 이어지면서였습니다.


클린 디젤이라는 허구 속에서 BMW는 기본을 지킨 제조사로 인식되면서 전화위복의 기회를 마련합니다. 대부분 제조사가 디젤로 인해 이미지 추락을 겪을 때도 비머는 오히려 칭찬 일색이 되었습니다.





북미 시장에서 발생한 디젤게이트로 보급형 브랜드로 글로벌 1위를 차지했던 폭스바겐의 명성이 무너졌고 확장을 위해 럭셔리를 버린 메르세데스의 빈틈을 BMW가 공략할 수 있는 기회가 왔습니다. 옹골지고 단단한 주행감의 대명사인 비머는 변화를 선택했습니다.


프리미엄 시장의 양대산맥인 메르세데스와 견제에서 우선 변화를 선택한 E 클래스 바람은 예상보다 강력했습니다. 자율주행에 거의 다다른 E 클래스의 모습은 자동차 시장 전체에 대한 변화를 예고한다고 평가되었고 오랜만에 비머를 눌렀습니다.





자존심 하나로 버티면서 두 번째 자리에서 굴욕을 당했던 시기를 앙갚음하면서 최고 자리는 메르세데스에게 넘어가는 듯 보였습니다. 5시리즈가 새로운 세대를 앞두면서 내어준 빈자리에 주인이 E 클래스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7세대 G30으로 돌아온 5시리즈는 E 클래스를 비웃기라도 한 듯 시장 점유에 나섰고 첫 번째 자리를 차지하는 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키드니와 고수되는 디자인은 다소 식상하다는 평가가 있지만, 주행 감성에서 커다란 노력을 보였습니다.





호불호가 갈리면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5시리즈가 제자리를 회복한 것은 이전과 같은 수준으로 되돌아 간 프로모션 덕분이기도 합니다. 메르세데스는 자존심을 강조하며 프로모션에 소극적인데 반해 비머는 상당히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5시리즈 점유를 위해 커다란 폭의 할인을 마다하지 않는 BMW에 비해 메르세데스는 다소 불성실해 보일 정도로 소극적입니다. 계약을 시도했던 오너 중에서 차량이 인도되지 않아 비머로 선회하거나 새로운 모델을 고민하기도 했으니 점유를 향한 BMW의 바램은 생각보다 손쉬웠습니다.





비머가 젊은 감성을 대변하며 충성도 높은 고객을 보유하고 있기는 하지만 소비 여력이 여유 있는 계층은 아닙니다. 프로모션이 활발하지 않으면 점유를 가져갈 수 있는 여지가 적기 때문에 이익이라는 측면을 강조한다면 메르세데스와의 경쟁에서 뒤쳐질 것입니다.


메르세데스는 시장에서 자신들의 위치를 잘 알고 있으며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앞세우지 않습니다. 이전의 굴레를 탈피해 프로모션보다 변화된 주행감으로 승부하려던 비머의 바램은 생각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렀습니다.





점유를 늘이기 위해서 충성도 높은 고객들에게 반감을 살 정도로 주행감을 손봤지만, 시장에서 점유를 가져가기 위해 다시 원점으로 돌아섰습니다. 변화를 바랬던 BMW 경영진의 바램과는 다르게 첫 번째라는 타이틀을 가지며 표면적인 성공에만 도달했습니다.


점유를 회복하기 위해 다시 쉬운 선택을 결정한 BMW는 스스로의 굴레에 갖히고 말았습니다. 모듈화 플랫폼으로 전륜과 SUV까지 확장하며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가고 있는 메르세데스와는 오히려 격차가 커지기만 했습니다.


점유를 회복한 BMW는 대놓고 웃음을 보일 수 없는 지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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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