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2018. 1. 24. 06:00


밀레니엄에 들어서면서 패스트 팔로워였던 현대자동차는 미쓰비시에서 차용하던 대부분 기술에서 탈피하며 스스로 가치를 추구하기 시작합니다. 말썽 많은 세타 엔진을 자체적으로 생산하게 되었고 자동변속기까지도 자체 생산으로 방향을 바꾸게 됩니다.


북미시장에서 저가형 모델로 점유를 누렸던 기존 패턴을 벗어나고자 품질을 높이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됩니다. 내실을 두텁게 하는 전략을 추구했지만, 대배기량의 두터운 마력을 바탕으로 한 글로벌 기업들의 강세에 눌려 깊은 고민에 빠집니다.





배기량을 높여 출력을 뽑아내는 것은 완전하지는 않지만, 가능한 수준이었다고 자평했으나 점유에 자신할 수 없었습니다. 대배기량을 가진 근육질 모델이 환호를 받은 북미시장에서 인지도 낮은 모델로 점유를 늘리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6기통으로 대변되는 중심축은 배기가스 규제라는 첫 번째 장벽에 부딪혔고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를 넘지 못하면서 급격하게 추락하게 됩니다. 높은 배기량이 우선되었던 흐름은 경제적인 이슈로 고개를 숙이고 디젤이라는 새로운 강자가 나타나게 됩니다.





디젤 기술이 발전하여 탄소배출량을 낮추고 환경을 보존하는 미래 에너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자동차 시장의 흐름은 급격하게 달라집니다. 디젤 엔진의 어색한 소음을 가진 세단들이 각광을 받으면서 부족한 출력은 터보차저로 보완하게 됩니다.


불안정한 기술력이라고 퇴출 과정을 겪었던 터보차저가 자동차 시장에 등장하면서 현대자동차가 가진 고민이 말끔하게 해결됩니다. 배기량을 높이지 않으면서 출력을 보전할 수 있는 터보차저의 긍정적인 시장 반응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됩니다.





대배기량과 인지도를 가진 경쟁자들과 기술적인 격차를 터보차저로 메우면서 저가형 모델이라는 이미지에서 서서히 벗어나기 시작합니다. 터보차저가 나타나기 전 현대자동차 모델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정도로 수준 높은 완성도를 보였습니다.


엔진과 변속기로 지불되었던 비용이 축적되면서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여지가 생긴 것입니다. 시장은 패스트 팔로워가 쉴 틈을 주지 않았고 자체 제작으로 여력이 생긴 현대는 GDi라는 불안정한 기술까지 접목하면서 출력을 높이는 데 표면적으로 성공합니다.





대배기량만이 출력을 높이는 방식이라는 관념을 가진 시장이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변화하였고 설득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서 현대는 격차를 줄였습니다. 내수시장에서 석유 억제정책을 위배하며 배기량을 높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습니다.


위기로 대변되는 현대자동차그룹은 기술적인 한계로 경쟁자를 넘어설 수 없는 위기에 처했지만, 디젤과 터보차저라는 기술적 변화로 인해 위기를 넘겼습니다. SUV 흥행과 맞물린 흐름으로 내수에서 현대자동차는 강력한 입지를 고수하는 위치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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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