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2017. 7. 21. 06:00


자동차시장은 확장에 한계를 느끼고 있으며 가격 상승 제한과 환경 규제에 관한 엄격한 개정으로 어느 때보다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디젤게이트 이후로 디젤 엔진의 허구가 드러나면서 시장의 과열 양상은 정점을 향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치열해진 경쟁으로 제조사들이 오랜 시간 지켜오던 정체성을 버리면서 수익 개선에 목을 매고 있으며 약간의 점유를 차지하기 위한 몸부림은 눈물겨울 정도입니다. 유일한 국산 자본 브랜드 현대자동차그룹의 두 제조사도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모습입니다.





상당히 여유로운 격차로 한국시장을 점유하고 있던 현대기아는 경쟁이 심화되면서 부드러운 면모가 사라지고 날카로운 뉘앙스로 바뀌었습니다. 현대와 기아가 출시하는 많은 모델에서 지금까지 누렸던 여유로움보다 절박함이 확실히 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정체성 없는 싸구려 브랜드라는 오랜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를 런칭하면서 지향점을 달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본 브랜드가 걸었던 많이 파는 것에서 벗어나 잘 만드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게 된 것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변화를 갖기 위해 생긴 빈틈에 내수 경쟁자들은 나름대로의 이유로 점유를 차지했고 위기설이 현실로 나타나며 현대의 근간 자체가 흔들리기도 했습니다. 어지러운 분위기와는 달리 차분함을 잊지 않았던 현대자동차그룹은 잘하는 것을 앞세워 시장을 압도하기 시작했습니다.


별다른 후속 모델이 준비되지 않은 경쟁자들을 압도하기 위해서 선언한 물량공세는 새해가 되면서 봇물처럼 쏟아졌고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몰아대고 있는 상황입니다. 약간의 점유를 욕심냈던 경쟁자들은 기존에 누리고 있던 점유까지 내어 줄 형편에 처한 것입니다.





현대기아의 모델들이 세대를 넘어갈 시기가 된 것은 맞지만 파상공세로 퍼붓는 대규모 물량은 시장을 압도하고 남을 정도의 수준이 되었습니다. 그랜저 IG를 필두로 중형 세단 쏘나타, 스포츠 세단 스팅어, 소형 SUV 코나와 스토닉, 중형 SUV 쏘렌토까지 이어지는 공세는 사실 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도전장을 던진 경쟁자들은 이미 패배를 인정하고 시장에서 꼬리를 내리며 별다른 반격을 할 수 없는 지경입니다. 하반기에는 브랜드별로 출시를 예고하고 있지만 모회사의 결정이 완전히 준비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향방을 가늠하기는 어렵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처럼 내부의 결정을 바로 반영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며 자회사의 영향력이 절대적이 아닌 상황으로 반격의 기회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무차별로 쏟아내는 현대기아의 모델들이 점유를 올리는 것에 역할을 할 수 있지만 그다지 좋은 방향은 아닙니다.


시장의 확장과 가격 제한에 처한 제조사들은 브랜드가 소유하고 있는 몸집을 줄이는 데 많은 공을 들이고 있으며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통일하면서 제조 단가를 낮추려는 움직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델별로 가졌던 특성보다는 수익을 최대한 낼 수 있는 흐름으로 방향이 정해진 것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대규모로 물량을 쏟아내면서 높아진 점유로 잠시 기분이 좋을 수는 있지만 조금만 앞을 바라 보면 그다지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결정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북미와 내수에서 벌어들인 수익이 있기는 하지만 현대기아의는 냉정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다 년간의 이익으로 사내 보유금이 높다는 것은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점유를 높이는 목적은 수익 창출입니다. 무차별로 물량을 쏟아내서 점유를 올리는 것은 비용을 상승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스스로의 발목을 잡을 여지를 가지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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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