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2017. 7. 1. 06:00


마힌드라의 자본으로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는 쌍용자동차가 티볼리의 편중된 점유를 극복하기 위해 뽑아든 칼은 영광의 시간을 추억했던 렉스턴이었습니다. "대한민국 1%" 로 앞세운 카피가 알려주듯이 렉스턴은 고급화된 SUV의 선두주자였습니다.


재정난으로 오랜 시간 고통의 시간을 겪지 않았다면 렉스턴의 위치는 지금과는 확실히 달랐을 것입니다. 프레임 바디를 계승하고 있는 기아 모하비가 쌍용의 흔들리는 시기에 새롭게 등극하면서 입지를 다졌지만 모하비의 초기는 지금과는 확실히 달랐습니다.





대형 SUV의 개념을 제대로 세우지 못한 기아자동차는 뒤뚱거리며 불안한 주행감을 가진 모하비를 손볼 수 있는 노하우가 없었으며 모회사 현대자동차도 난감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가솔린 세단으로 입지를 다진 브랜드답게 새로운 도전에서는 제대로 능력을 발휘할 수 없었습니다.


마땅한 경쟁자가 없었다는 것이 기아에게는 절호의 기회였고 모하비를 능력 있는 럭셔리 대형 SUV로 만들어내는 데 성공적인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권고해진 모하비의 영역에 도전하려는 쌍용자동차는 렉스턴의 후속 "G4 렉스턴" 을 출시하면서 추격의 불씨을 불태웠습니다.





모터쇼에 등장했을 때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던 G4 렉스턴이지만 외관과 주행 능력은 기대했던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이어졌고 디테일에서도 모하비의 상대가 아니라는 혹평을 듣게 됩니다. 출시 전부터 지적되었던 2.2리터 디젤엔진은 역시나 대형 SUV에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쿼드 프레임과 메르세데스 7단 변속기는...)


프레임바디를 바탕으로 어설프게 흉내냈지만 모자란 심장과 외관에만 치장한 G4 렉스턴을 모하비의 대항마로 평가하기에는 부족한 면모가 가득하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시장에서 논란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차별을 가지고 있는 서스펜션입니다.





G4 렉스턴은 기본형 모델인 럭셔리와 프라임 트림에는 리지드 액슬 서스펜션을 적용하고 상위 트림인 마제스티와 헤리티지에는 독립 현가장치인 멀티 어드밴스드 서스펜션을 적용했습니다. 트림별로 옵션을 달리하면서 적정한 능력을 갖추는 것은 제조사들의 오래된 관행입니다.





쌍용자동차가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버전을 나눈 것이라고 항변할 수 있지만 G4 렉스턴은 고급화를 지향하는 대형 SUV라는 타이틀을 가진 모델입니다. 리지드 액슬 서스펜션이 험로에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4,000만 원에 육박하는 SUV에게 어울리는 수식어는 아닙니다.


경쟁자인 모하비도 페이스리프트를 걸치면서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과 비상 긴급제동을 적용하지 않아 유저들에게 많은 비판을 받을 사례가 있습니다. 유로 6에 대응하기 위해 400만 원에 육박하는 요소수 방식을 채택하면서 차량 가격을 80만 원 밖에 올리지 않았다는 적극적인 해명이 논란을 잠재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모하비는 프레임바디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에어서스펜션을 장착하는 노력을 보여주기도 했고 승차감을 안정시키기 위해 발전된 결과를 도출하는 데 차별을 두지 않았습니다. 옵션 장사로 무수하게 욕을 먹는 현대자동차그룹에서도 럭셔리 이미지에는 꼼수를 부리지 않았습니다.


G4 렉스턴은 제대로 자동차를 만들어 내는 것보다 잘 팔리는 것에 많은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시장에 비춰지고 있습니다. 잘 만드는 것이 잘 팔 수 있는 것이라는 기본적인 개념이 자리잡지 않은 상황에서 성공한 티볼리의 것들만 채택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입니다.





대한민국 1%를 외치며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했던 렉스턴의 예를 상기하면 G4 렉스턴의 첫단추는 확실히 잘못 끼워지고 있는 것입니다. 티볼리의 성공으로 자신감을 가지는 것은 좋지만 G4 렉스턴을 위해서는 훨씬 더 치열한 고민을 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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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