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에서 패권을 차지하려고 했던 일본은 대동아공영권을 외치며 외세에 대항하는 중심에 일본이 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아시아를 위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주변국들을 침공하고 탄압했으며 많은 자원을 전쟁에 동원하기도 했습니다.
중국을 침공한 일본은 예상과는 다르게 전선에서 마뜩한 결과를 얻지 못하게 되었고 중국공산당과 국민당은 일본에 대항하기 위해 협력을 다짐했습니다. 장기화된 전선에서 고전하고 있었지만 일본의 전력은 태평양에서 가장 우위에 있었고 군대의 사기는 높았습니다.
부족한 물자를 보충하기 위해 염두한 인도차이나가 필리핀과 인접해 있었고 가쓰라 테프트조약으로 필리핀의 점령권을 인정한 일본은 난관에 봉착하게 됩니다. 미국과의 협상으로 인도차이나로 진출하려고 했지만 미국은 애써 외면했고 특단의 조치를 취하기로 합니다.
태평양에서 가장 뛰어난 해군력을 가진 일본 군부는 미국의 거점이었던 진주만을 기습공격하게 되고 미국에게 굴욕을 안겨주게 됩니다. 협상 테이블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려고 했던 일본의 계산은 빗나가고 미국이 참전하는 결과를 불러일으키게 됩니다.
미국은 일본보다 군사력에서 열세였고 당시 흐름이었던 거함 위주의 전력을 따라야 할 지, 항공모함 위주의 전력을 따를 지 결정하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미국은 태평양전쟁에 참전하면서 항공모함을 주력으로 하는 해군력을 개편하게 되고 일본을 앞도하게 됩니다.
미드웨이에서 벌어진 항공모함전에서 일본은 주력 항공모함 아카기, 카가, 소류, 히류를 잃게 되었고 전력의 급격한 누수를 겪게 됩니다. 태평양의 점령지에서도 미군의 전력에 밀리면서 패배가 이어지고 제공권까지 빼앗기면서 본토 공습이 본격화되기도 했습니다.
일본 군부는 결사항전을 주장했고 군인들을 가미카제로 내몰 정도로 이성을 잃었습니다. 워싱턴에서는 일본을 한 방에 공습할 맨하탄 프로젝트를 계획했고 일본의 주요 거점을 목표로 잡았으며 도쿄, 교토, 히로시마, 나가사키, 고쿠라, 니카타가 거론되었습니다.
최종적으로 선정된 히로시마에 리틀보이가 나가사키에 팻맨이 떨어지면서 버섯구름이 일본 본토에 피어났고 무조건 항복을 제안한 미국에게 두 손을 들었습니다. 일본을 점령하고 싶어하는 소련이 선전포고를 했고 대한민국도 결전을 예고했기 때문에 일본은 미국을 선택했습니다.
미국의 전함 미주리에서 항복문서에 사인을 할 일본 고위관료들이 승선을 했고 외무대신 스게미쯔 마오루가 절뚝거리며 테이블 앞을 마주섰습니다. 스게미쯔 마오루는 상당히 불편한 몸을 이끌고 항복문서에 사인을 했고 일본은 미군정하에 속하게 됩니다.
1945년 9월 2일사인을 하러 나온 외무대신 스게미쯔 마오루는 1932년 4월 29일 중국 훙커우 공원에서 벌어지는 일왕의 생일잔치 행사인 천장절에 참석하였습니다. 상하이을 점령하고 있던 일본의 군장성과 고위 관료들이 모두 참석을 한 자리였고 행사가 무르익어 갔습니다.
기미가요가 울려퍼지자 대한민국의 한 청년이 폭탄을 투척했고 일본군 총사령관 시라카와 요시노리와 노무라 기치사부로 중장 사이에 떨어져서 폭발했습니다. 천장절 행사는 아수라장이 되었지만 외교관과 내빈은 모두 자리에 없었고 일본군 지휘부와 관료들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중국 공사로 파견된 스게미쯔 마오루는 상하이 훙커우 사건으로 목숨은 건졌지만 오른쪽 다리를 잃었고 미주리호에 올랐을 때는 의족을 착용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역사상 가장 유명한 기록 영화인 미주리호에서의 항복문서 사인에는 자신의 안위를 살피지 않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희생한 열사의 아우라가 함께 했습니다.
